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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시장개혁로드맵 해명자료 발표, 재계 "왜 하필 지금..." 볼멘소리
입력2003-11-09 00:00:00
수정
2003.11.09 00:00:00
권구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지배구조 개선방안과 관련된 재계 및 학계의 비판에 대해 역공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재벌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을 위해 마련한 `시장개혁 로드맵`에 대한 재계와 학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문답식 해명자료를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다.
공정위가 자료를 낸 시점이 검찰의 정치권 불법 대선자금수사방향이 재벌의 비자금수사로 확대되는 시기와 맞물려 재벌개혁의 타당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여론몰이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장개혁 로드맵에 대한 의문을 풀어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이 자료는 로드맵 발표후 제기된 문제나 오해에 대해 질의ㆍ응답식으로 푼 것으로 재벌개혁의 불가피성과 시장개혁 로드맵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 자료에서 시장개혁 로드맵이 규제강화라는 지적에 대해 “정부의 직접규율을 시장자율규율로 전환해 가는 이정표를 제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시장경제라는 것은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경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며 논밭처럼 경지정리도 해야 하고 잡초도 뽑아주고 병충해도 방제해야 한다”며 시장개혁 로드맵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공정위는 `재벌의 구조조정본부 활동상황이나 자금사용내역을 공개하도록 한 것은 사업상의 비밀을 침해한다`라는 재계의 지적에 대해서도 “구조본이 순기능적인 역할만하고 있다면 정보공개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공정위는 “수백억원이 넘는 정치비자금제공 등 정경유착과 대(對)정부로비 등은 구조본을 통하지 않고 개별기업 단위에서는 이뤄지기 어렵다”며 구조본의 역기능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공정위는 `지배구조가 어떻든 경영성과만 좋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결과 일반적으로 지배구조가 좋을수록 기업성과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고, `재벌해체 목적`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할 경우 현행 기업집단체제를 더 공고히 만들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공정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검찰의 수사를 앞두고 있어 뭐라 말할 처지가 아니지만 공정위가 민감한 이 시기에 시장개혁 설명자료를 낸 것은 `재계 때리기`나 마찬가지”라며 “공정위가 너무 민첩하게 시류에 편승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시장개혁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불필요한 오해가 일고 있어 출입기자 등을 대상으로 의문점을 쉽게 풀어 설명한 것일 뿐 검찰 수사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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