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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C 최후의 대실험:유러랜드] 1. '유럽부흥' 기대확산
입력1998-12-01 00:00:00
수정
1998.12.01 00:00:00
【파리=문주용 기자】 20세기 최후의 대실험인 유러화 출범이 D-30일로 본격적인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유럽연합(EU) 내 11개국이 자국 통화를 버리고 유러화라는 단일통화를 사용하는 유러랜드(유럽단일통화체제·EMU)를 내년 1월1일 구축, 최종 목표인 유럽통합의 꿈을 더욱 영글게 하고 있다.
『유러랜드가 10여년간 위축된 유럽경제를 부흥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럽 곳곳에 퍼져 있다』는 프랑스 증시관계자의 말에서 이같은 「유러피언 드림」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는 느낌이다.
유러랜드에 참가할 국가는 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핀란드·이탈리아·스페인·아일랜드·포르투갈 등 11개 국가. 영국·스웨덴·덴마크 등 3개국은 자국 내의 정치적인 반대 때문에, 그리스는 참가자격 미달로 탈락했다.
단일통화 탄생은 11개 국가간의 단순한 통화동맹이란 의미를 넘어서 세계경제를 전대미문의 3각 경제블록체제로 돌아세우면서 본격적인 경쟁시대를 연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유러랜드의 경제적 잠재력은 세계최대의 경제대국 미국에 결코 뒤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11개 참가국만 보더라도 이들의 대외 교역규모는 전세계의 18.6%를 차지, 미국의 16.6%보다 비중이 높다』고 지적한다. 경제적 잠재력의 주요 기준인 인구 역시 미국의 2억7,000만명보다 2,000만명이나 많다. 이들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6조5,000억달러로 미국(8조1,000억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만일 유러랜드의 안착과정에서 영국 등 미참가국이 편입된다면 단연 세계 최대의 경제체제로 부상하게 된다. EU 15개 회원국들의 대외교역규모가 세계 전체의 21%로 일본의 두배나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러화라는 동일 통화의 도입은 유럽 내 자본·노동 및 서비스의 자유이동을 목표로 한 유럽단일시장의 완결편이다.
유러체제 출범은 세계 교역시장에서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에도 새로운 기축통화의 출현으로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교역의 기축통화는 달러화다. 실제 무역거래에서 절반 이상을 달러화로 거래하고 있고 금융거래에서는 87%가 달러화 결제이며 마르크화는 30%에 불과하다. 또 전세계 외환보유액의 57.1%가 달러화로 이뤄져 있다.
정치적으로 완전 독립된 유럽중앙은행은 1유러당 1.1달러를 목표로 오는 2002년까지 총 70억장의 지폐와 700억개의 주화를 찍어낼 계획이다. 물가안정을 지상목표로 하는 통화정책에 따라 강한 유러화를 지향, 역내 인플레이션율이 2%를 넘어서면 무조건 금리인상에 나선다. 정부의 경제목표에 따라 대외가치가 변동하는 미 달러화에서는 찾기 어려운 가치의 안정성이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의 중앙은행과 기업들을 유혹하는 최대무기다.
미 국제경제연구소(IIE)의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은 『유러 출범과 동시에 최소한 5,000억달러, 많게는 1조달러가 유러화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단일 통화권이 안착되면 유럽은 곧이어 영토통합, 즉 정치적 통합 움직임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합중국에 대비되는 유럽합중국의 탄생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당장은 유럽중앙은행의 독립성 여부, 역내국가들의 상이한 경제력 차이 및 관세 등 조세제도의 차이 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유러랜드 안착의 시급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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