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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한꺼번에 ‘방전’ 말라
입력2003-06-11 00:00:00
수정
2003.06.11 00:00:00
기계는 에너지원을 자기 몸 안에 다른 형태로 비축해둘 수 없지만 생물은 여유 열량을 다른 형태로 바꾸어 몸 속에 저장한다. 또 식사하는 장소나 조건이 바뀌어도 신속히 적응하여 에너지를 생산해낸다.
사람의 몸에 에너지를 급속히 재충전할 수 있는 충전장치는 없다. 대신 어디서든지 잠들기만 하면 에너지가 다시 충전되기 시작한다. 피로에는 잘 먹고 잘 자는 것만한 대책이 없다(특히 자정을 전후한 시간, 밤 11시~새벽 4시 사이의 수면은 에너지 충전의 효과가 가장 높은 시간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수면시간까지 쪼개가며 일하고 공부하고 즐기면서 수면을 대신할 수 있는 효과적 재충전의 방법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을 내놓거나 장치를 고안한다. 약국에서도 흔히 파는 각종 피로회복제나 비타민제가 이를테면 일종의 급속 충전제인 셈이고, 사우나 찜질방 옥돌침대 같은 것은 기력의 충전속도를 높이기 위한 급속충전기를 표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인체가 스스로 에너지를 보충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또 보다 빠르게 기운을 회복시키는 휴식 프로그램이 있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항상 일정 수준 이상의 기력을 유지하도록 관리를 잘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기운을 소진한다면 다시 평상의 수준으로 회복되기가 그만큼 더 어렵기 때문이다.
피로회복제나 특수 장치가 필요할 만큼 한꺼번에 소진하는 일이 거듭된다면 인체는 그 순간 급속히 노쇠 되기도 한다. 어떤 어려운 문제를 겪고 난 뒤 며칠 새 흰머리가 갑자기 늘어 10년은 늙어보인다든지 기억력이 갑자기 나빠진다든지, 머리털이 우수수 빠진다든지 하는 현상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정력도 이와 같아 갑자기 정사에 몰두하는 일은 자제하는 게 좋다. 만일 잦은 행사치레로 상식적인 시간 안에 충전이 안 된다든지, 몰두하진 않았지만 만성적으로 기력회복이 늦은 편이라면 특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전립선 세척도 이처럼 회복능력이 늦어진 남성에게 긴급히 적용할 수 있는 의학적 대책의 하나다.
<^이은주(대화당한의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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