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일 삼성전자의 집단지성 시스템인 '모자이크(MOSAIC)' 사이트에는 다소 심오한 토론주제가 올라왔다. '우리 회사가 정보기술(IT)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요'. 삼성전자가 마련한 '온라인 임직원 대토론회'를 위해 던진 물음이었다. 이후 4,200건이 넘는 각종 제안과 댓글들이 달렸다. 토론회가 열린 11일간 사이트를 방문한 임직원 수만 7만여명. 이는 국내 전체 임직원 10만여명의 70%에 달하는 숫자다. 총 조회 수는 무려 48만회를 넘겼다.
삼성전자가 경영진은 물론 국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대토론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말 그대로 나이와 직급에 구애받지 않고 회사 발전을 위한 난상토론을 벌이자는 취지에서다. 이번 토론회에는 기술·제품 전략에서부터 조직문화·인사제도·신사업 등에 대한 다양한 제안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한 과장급 직원이 내부 목소리뿐 아니라 다양한 외부 전문가와 비즈니스 리더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자며 '열린 삼성 문화 확산'을 제안하는 글을 올리자 평사원에서부터 과장·차장·부장은 물론 부사장과 사장 등 최고경영진까지 직급에 상관없이 저마다 의견을 내놓았다. '삼성은 외부 지식과 경험을 받아들여 성과를 창출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우리가 가진 것을 교류하는 데 다소 인색한 것 같다'는 의견에서부터 '많은 임직원이 외부 전문가와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하자' '굳이 외부에서만 찾기보다 삼성전자 내부의 숨은 고수들이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자' 등 다양한 제안이 쏟아졌다.
특히 토론회에 참가한 임직원들은 경영진과 격의 없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데 대한 만족감을 나타내면서 앞으로도 정기적인 토론회를 통해 삼성의 새로운 문화로 만들어가자며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참신하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유관부서와의 협의를 거쳐 신사업 발굴·추진과 성장 전략 수립 등에 반영하고 그 결과를 모든 임직원과 공유할 방침이다.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은 "올해 처음 시도한 온라인 대토론회가 임직원들 간의 유용한 소통수단으로 자리매김되도록 해야 한다"며 "앞으로 임직원들의 생각을 모아 더욱 새롭게 변화하는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고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이번 온라인 대토론회는 삼성전자가 지난 6월부터 본격 운영하기 시작한 사내 집단지성 시스템 '모자이크'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모자이크는 임직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제안을 활성화하고 집단 지성을 통해 창조적 성과로 이어지게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온라인을 통해 삼성전자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힘입어 모자이크를 이용하는 하루 평균 임직원 수만 4만6,000명에 달하며 매일 등록되는 아이디어 수는 30건, 업무현안에 관한 토론도 32건에 이른다.
모자이크에 등록된 아이디어는 임직원들의 평가를 거쳐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삼성전자의 'C랩(Creative Lab)' 제도를 통해 지원된다. 또 뛰어난 아이디어를 낸 임직원에게는 보상금과 연말 시상, 인사 가점의 특혜도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모자이크의 문호를 내년에는 해외 임직원들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