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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장세진단] 에너지 소진 지수회복 걸림돌
입력1999-02-09 00:00:00
수정
1999.02.09 00:00:00
주가의 탄력성이 급격히 감퇴되고 있다. 증시가 폭락한 9일 증권전문가들은 긴급장세진단을 통해 지난 4개월동안 「잘나가던 한국증시」가 이제 본격적인 조정기에 접어들었다고 의견을 모았다.그러나 조정국면에도 불구 추가적인 폭락사태가 또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는많지 않았다.
증시수급불안과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는 금리, 불안한 해외요인들이 한국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으나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을 거친 기업들의 수지개선 등 재상승을 위한 조건들도 무르익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 이사 = 무디스의 신용등급 조기상향조정 가능성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힘없이 밀리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됐다. 특히 8일 장막바지에 현물가격보다 선물가격이 낮은 역베이시스(백워데이션)현상이 올들어 처음 발생, 앞으로의 주가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또 고객예탁금 및 거래량감소 등 시장에너지마저 약화된 상황이어서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월15일이후 지수는 20일이동평균선인 570~580선과 60일 이동평균선인 530~520선의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지금은 이 추세가 무너질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만약 지수가 6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지면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 경우 지수 500선도 지켜내기 힘들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모든 시장매매주체들의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있어 시장체력보강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지수가 60일 이동평균선 근처에서 버텨준다면 저점인식에 따른 대기매수세 유입으로 반등시도가 나올 소지가 많다. 따라서 하루이틀 지수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모색하는 가운데 당분간은 보유주식의 주가상승시마다 현금화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빌헌세이커 ING베어링증권 이사 = 최근의 주가지수 급락은 기술적인 조정으로 보인다. 프로그램 매물과 이익실현 매물이 동시에 나오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금리가 낮고 환율도 안정적이며 소비심리가 회복되는등 경제회복의 신호가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다. 경제의 기본적인 여건만 보면 주가가 폭락할 이유가 없다.
다만 기업 구조조정, 경제회복의 속도, 브라질 사태등 해외요소들이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이같은 불안요소가 주가지수의 급변을 가져올 수는 있다.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으나 기업활동에 의한 이익 증가로 보기는 어렵다. 기업의 대외경쟁력이 회복되고 매출이 늘어나는등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반기부터는 기업활동에 의한 이익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시 내적으로는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유상증자 물량의 증가가 최대의 걸림돌이다. 올 1·4분기까지 대기업을 중심으로 증자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떻게 증자물량을 처리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남우(李南雨) 삼성증권 이사=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마감하고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많이 올랐기 때문에 그만큼 지수가 하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하락의 원인을 꼽으라면 먼저 금리상승에 대한 부담감을 들수 있다.
국고채 등 장기채 금리가 하방경직성을 나타내면서 오름세를 나타내 기관투자가들이 주식매수시기를 늦추고 있다.
또 국외 요인으로는 한국시장과 같은 움직임을 나타내는 아시아 증시의 불안을 꼽을 수 있다. 홍콩 증시등 아시아 각국의 주요증시가 조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수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500선이 일시적으로 무너져도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이 지난해 상장기업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기업들이 수익성과 함께 부채관리에 신경을 써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3개월정도 조정국면을 거친후 주가지수는 다시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장동헌 한국투신 주식운용1팀장= 최근 증시는 국제금융시장 불안, 외국인투자자의 관망세, 그리고 매수차익거래 청산물량이 쏟아짐으로 분위기 반전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시장의 상승을 이끌어 온 요인들에 대한 분석을 해보면 큰 밑그림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약세장 지속의 원인은 매수세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매수차익거래 청산물량이 대거 나와 하락세를 가속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4개월간 조정없이 상승한 주가 상승폭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조정은 2차상승을 위한 에너지 충전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지난 94년 대세 상승시에도 1차상승후 약 3~4개월의 기간조정을 거친후 2차상승을 했던 전례가 있다.
2차상승의 촉발은 5대재벌 구조조정 결과의 가시화, 무디스사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등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취임 1주년을 전후로 나올 호재성 재료에 의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세상승 기조는 유효한 것으로 판단되며, 다만 에너지 충전을 위한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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