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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일대 문화벨트화
입력2003-11-10 00:00:00
수정
2003.11.10 00:00:00
쾰른의 루드빅미술관은 파리의 퐁피두센터, 암스테르담의 슈테델릭미술관, 스위스의 바젤미술관과 함께 유럽의 4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루드빅미술관은 피터 루드빅(1925~95)의 소장품으로 지난 86년 설립됐다.
루드빅미술관은 쾰른역 앞에 위치해 쾰른성당과 왈라프리차르츠미술관(1300~1900년대 미술)ㆍ필하모니음악당ㆍ영화관ㆍ도서관, 그리고 독일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사설 갤러리들이 있는 구시가와 함께 쾰른시는 물론 독일의 종합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유럽의 여러 도시를 다녀도, 미국의 어느 대도시를 다녀봐도 그 도시의 문화를 접하고 감상할 수 있는 곳은 대부분 한 곳에 있다.
그런데 `서울`에서는 그렇지 않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국립공연장은 남산에 있고, 민속박물관은 광화문에 있으며, 국립박물관은 용산에 들어선다. 현대미술관은 덕수궁과 과천에 흩어져 있다. 또 음악당은 강남 개발의 상징지역이었던 서초동에 있다.
요즘 문화연대ㆍ미술인회의ㆍ참여연대ㆍ한국여성단체연합ㆍ환경운동연합 등의 문화단체들은 광화문 일대의 정부청사 매각 방안을 놓고 반대 움직임을 거세게 펼칠 예정이다. 10일 각 단체가 참여한 `광화문권역 민간매각 저지 및 시민 문화공간 만들기 공동대책위원회`가 발족식을 가졌다.
이는 정부가 마련한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 법안`의 제40조 1호 `정부청사 매각대금을 통한 신행정수도 건설 재원 마련 계획`이 광화문권역의 공공성을 크게 위협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행정수도 이전계획 사업비가 45조원에 이른다는 최근 발표에 따라 정부는 매각을 통한 재원확보에는 일조할지 모르나 공공영역화될 경우 그 사회문화적 가치까지 고려한다면 더 큰 재원의 낭비를 자초하는 일이 될 것이다.
문화계는 “식민지 권력에 의해 파괴된 서울의 심장부가 정치권력 이후 민간기업의 손에 의해 난개발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자본에 의한 또 다른 공간권력화를 우려하는 것이다. 앞으로 시청앞 시민광장이 조성될 계획이고 우리 문화의 상징거리로 알려진 인사동과의 연계가 이뤄지는 광화문은 문화도시에 걸맞은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이 필요할 때다.
<박연우(문화부 차장)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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