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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산업과 수출보험

플랜트산업은 발전소ㆍ정유공장ㆍ담수화공장 건설, 석유화학단지 조성, 유전 및 가스전 개발 등을 포함한 여러 분야의 산업이 복합되어 있는 종합산업이다. 선진국의 주력 산업은 금융 등 3차 산업과 IT산업으로 평가되지만 플랜트산업은 여전히 선진국의 대표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플랜트 산업은 단순 제조업의 차원을 넘어서 법률과 금융까지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종합산업이다. 세계플랜트 시장규모는 연간 1조달러에 달하지만 우리는 고작 1%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고 나머지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이 독식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도 플랜트산업을 미래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지정했다. 플랜트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수출보험이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한다. 수출보험공사는 다양한 수출관련 보험을 통해 수주 및 금융활동을 지원할 뿐 아니라 환율변동위험을 제거해 주는 등 플랜트 수출산업 육성에 필수적인 존재다. 유감스럽게도 수출보험을 통한 플랜트수출 지원은 그리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 우선 연불조건으로 진행되는 플랜트 수출에 대한 지원규모는 지난해 6,000억원으로 우리의 플랜트 수출실적 100억달러와 비교할 때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또 보험료가 지나치게 높거나 부보율 인하 등 까다로운 보험인수조건으로 지원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밖에 수주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시장개척보험도 연간 지원규모가 50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따라서 플랜트수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이런 문제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출보험기금을 확충해야 한다. 현재 수출보험기금은 1조3,000억원으로 자동차 등 전통적 수출상품을 지원하는 데는 충분할 지 모르나 건 당 수출금액이 수억달러에 달하고, 위험도 매우 높은 플랜트 수출을 지원하는 데는 턱 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국내 플랜트업체들은 선진국에 비해서는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프리카, 중동 등 주로 위험이 높은 국가를 공략한다. 특히 사업성만을 기초로 플랜트 수출 대금을 회수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증가하는 점을 감안할 때 기금규모 확대는 매우 시급한 과제다. 수출보험기금이 적은 경우 국내외 금융회사들의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사실상 불가능해 진다. 금융회사들은 수출보험공사의 기금규모가 크면 클수록 저리로 금융을 제공하는 반면 기금규모가 적으면 높은 금리를 요구하거나 아예 금융 자체를 제공하지 않는 일도 벌어진다. 최근 세계 플랜트시장의 위험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2개 이상의 국가와 관련된 프로젝트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국경에 브라질과 공동으로 발전소를 짓4거나 아프리카 모잠비크와 탄자니아가 공동 발전소를 건설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통상 기금의 안정성 지표로 사용되는 기금배수를 가지고 현재 수출보험기금 규모의 적정성을 평가하면 1조3,000억원의 기금은 매우 적다는 것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기금배수는 기금이 보유한 잠재적 부채를 기금보유액으로 표시한 것으로 수출보험기금의 기금배수는 지난해 말 현재 19배다. 이는 선진국 수출보험기관의 평균 기금배수가 10배이고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보증을 업으로 하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의 기금배수 역시 10배임을 감안하면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적어도 이들 수준으로 기금배수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플랜트 수출이 늘어나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당기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는 국내 플랜트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해외 프로젝트 경험을 늘리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국내 기업은 해외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선진국 기업과 경쟁함으로써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높여나갈 수 있다. 국내 기업이 프로젝트 경험을 늘리려면 수출보험의 선도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국내 플랜트 산업 발전을 위한 수출보험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어 본다. <윤영석(플랜트산업협회 회장ㆍ두산중공업 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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