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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의 꿈과 열정
입력2003-12-26 00:00:00
수정
2003.12.26 00:00:00
배우들이 연기할 때 사용하는 기법 중에 `마법의 만일(Magic If)`이라는 것이 있다. `내가 만일 햄릿이라면? 내가 만일 사랑했던 여자와 헤어진다면?` 이런 수많은 만일의 가정 속에서 상상력을 통해 인물의 내면 세계를 탐구해가는 과정이 연기의 요체인데, 우리 인생에도 `마법의 만일`이 있다.
`만일 내가 대통령이라면? 만일 내가 세계적 무용가라면?` 이렇듯 수많은 가정 속에서 인생의 꿈을 이루게 하는 게 바로 `만일`이라는 마법이다. 만일을 사용하는 능력은 오로지 우리 마음속에 있다. 인간의 마음에 대한 인디언의 통찰력을 보여주는 이야기 한 토막을 소개한다.
한 늙은 인디언 추장이 자기 손자에게 이야기한다. “얘야, 우리 마음속에는 두 마리의 늑대가 싸우고 있단다. 한 마리는 악한 늑대로 그 놈이 가진 것은 화, 질투, 슬픔, 후회, 탐욕, 거만, 자기동정, 죄의식, 회한, 열등감, 거짓, 자만심, 우월감 그리고 이기심이란다. 다른 한 마리는 착한 늑대인데 그 놈이 가진 것은 기쁨, 평안, 사랑, 소망, 인내심, 평온함, 겸손, 친절, 동정심, 아량, 진실 그리고 믿음이란다.”
손자가 추장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어떤 늑대가 이기나요?” 추장은 간단하게 대답했다. “마음의 주인에게 먹이를 받은 놈이 이기지.”
주변 환경을 포함한 사람의 모든 조건은 그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며, 외부 세계에서 일어나는 변화 또한 마음속에서 먼저 일어난다. 성공을 꿈꾸는 사람이 인생을 헤쳐갈 때 필요한 것은 자신의 꿈에 대한 명확한 마음속의 인식이다. 그렇다면 이 인식에 이르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안소니 로빈스는 `무한능력`이라는 책의 한 구절에서 이렇게 답한다. “사람들을 밤늦도록 안 재우고 이른 아침에 깨우는 것도 열정이다. 사람들이 인간 관계에 결핍을 느끼고, 이를 더 구하게 만드는 것도 열정이다.”
열정 없이는 아무리 위대한 비전, 거대한 꿈도 이뤄낼 수 없는 것이다.
다사다난했던 계미년이 저물어간다. 아마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사람들은 수많은 꿈을 빌리라. 거기에 하나를 더해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발전을 기원해보고 싶다. 세계적으로 손꼽힐 만큼 우수한 문화 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 민족이 우리 안에 잠재돼 있는 문화적 역량과 끼를 마음껏 펼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는 것이다. 한국의 문화를 움직이는 힘은 다름아니라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꿈`과 `열정`이다.
<김명곤 국립극장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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