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은 무섭다. 3,800만명의 휴대폰 가입자들은 통화료가 비싼 줄 알면서 집에서도 휴대폰을 쓴다. 이런 전화습관을 바꿔놓을 수는 없을까. 유선전화 사업자인 KT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마침내 지난해 11월 유선전화기 ‘안(Ann)’을 출시했다. 올 11월 말 현재 ‘안’의 가입자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단 1년만에 이뤄낸 성과다. 10월말 기준 국내 시내전화 가입자 숫자는 2,300만명. 단 1년만에 4.3%의 가입자가 ‘안’ 전화로 바꾼 셈이다. 휴대폰의 편리함과 집전화의 안정성ㆍ경제성을 맞추겠다는 전략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이 전화기는 우선 휴대폰과 똑같이 단문메시지서비스(SMS)가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전화기로 TV를 켜거나 끌 수 있는 리모콘 기능, 모니터를 보면서 간단한 게임을 할 수 있는 전화기도 얼마 전에 내놓았다. 안 전화기는 전국 KT 지사에서 판다. 전화기 가격은 기존 무선전화기보다 싼 9~12만원선. KT는 “전화요금이 궁극적 수익원이기 때문에 단말기는 싸게 판다”고 설명했다. SMS뿐만 아니라 전화번호 저장(폰북)기능, 발신자 번호표시(CID), 컬러LCD 화면, 24화면 벨소리, 보이스포털을 이용한 컨텐츠 이용 등도 가능하다. 부가서비스가 많은 만큼 일반전화에 비해 월 3,500~4,000원을 추가로 더 내야 한다. 하지만 요금에 비해 받는 게 더 많다. 현재 ‘안(Ann) 팩 요금’은 4가지. 이 가운데 ‘3팩 B형’의 경우 월 4,000원만 내면 CID(개별이용의 경우 월 1,500원), 링고(Ringoㆍ통화연결음 서비스ㆍ월 1,000원)뿐 아니라 250건의 SMS를 무료로 보낼 수 있다. 휴대폰의 경우 건당 SMS요금이 30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아주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KT는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이용할 때보다 최대 48.4%까지 인하된 요금으로 모두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객 100만명 돌파를 기념해 이달 23일까지 고장 난 안전화기를 전국 KT 지사로 가져오면 고장 정도에 따라 무상 수리, 또는 무상으로 단말기 교체를 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http://www.ktann.com)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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