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심층진단] 반도체산업 어디로 가나
입력2000-10-15 00:00:00
수정
2000.10.15 00:00:00
[심층진단] 반도체산업 어디로 가나
삼성·현대 값폭락속 되레 증산 박차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5%를 차지하는 품목이 있다.
반도체다. 단일품목으로는 가장 높은 비율이다. 10년전 5.2%선을 유지하던 반도체 수출비중은 매년 상승세를 보이다 94년 10%선을 돌파했다.
올들어 8월말 현재 16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9%가 급증했다. 총 수출액 대비 15.1%를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의 수급동향, 수출실적, 가격변동, 주가추이 등은 국내 반도체 업체뿐 아니라 정부, 그리고 주식시장을 웃고 울린다.
관련기사
최근 반도체산업은 가격하락, 공급과잉 가능성, 주가하락 등에 따라 불안한 경제를 더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현대전자 등은 2002년까지 D램 공급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내년에도 128메가 D램을 중심으로 공급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에 아무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다. 반면 국내외 전문가들 가운데 D램의 최대 수요처인 PC시장의 침체를 들어 구조적인 D램 공급과잉 사태가 다가오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반도체 시장전망을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인 논쟁이다. 그 결과는 반도체뿐 아니라 우리 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반도체산업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떨어지는 가격 엇갈리는 전망=국내 업계는 7월초 D램 현물가격 반등을 예상했다. 하지만 이 전망은 현재로선 빗나가고 있다. 일시적인 수급불안에 따른 현물가격 하락이라는 분석은 한동안 D램 가격이 보합세를 보이자 설득력을 얻는 듯 했지만 현물시장에서의 수급불균형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일부 제품들은 연중 최저 가격으로 곤두박질 쳤다. 북미 현물시장에서 64메가 SD램은 개당 5달러선으로 추락했다. 차세대 수출주력품목인 128메가 제품도 13~14달러 수준의 가격으로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64메가 중심에서 128메가 중심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64메가 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면서도 최근 D램 업계의 과다한 재고물량이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메릴린치는 D램의 재고가 삼성은 15일치, 현대는 25일 정도 분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앞둔 PC 판매의 계절적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것. 한국투신증권도 수급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D램 가격의 반등은 잘못된 예측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삼성과 현대는 『장기적인 공급부족 전망은 변함이 없다』고 못 박는다. 반도체 조사기관이 전망하는 D램 시장 성장율을 근거로 2002년까지는 두 자리수 성장이 지속될 거라는 믿음에 변함이 없다.
PC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더라도 디지털 제품과 IMT_2000용 단말기에 사용될 D램 수요가 급팽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산업연구원(KIET)도 하반기 반도체 수출이 대폭 증가하고 내년 1·4분기를 제외하고는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KIET는 반도체경기 조기둔화 가능성은 미국의 일부 기업에만 적용될 뿐 국내와 무관하다고 분석했다.
◇생산 늘리는 국내업계=반도체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있다.
삼성은 D램 생산량을 연초 월 4,400만개(64메가 환산)에서 이 달 6,800만개로 늘린다. 현대도 5,700만개에서 6,700만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이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의 D램 생산량은 올해 6억5,000만개에서 내년에 10억~10억5,000만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말부터 128메가 D램의 양산에 들어가기 때문. 또 차세대 생산라인인 300mm 웨이퍼 라인을 내년부터 짓는다. 현대전자도 내년 라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공급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128메가 D램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론도 이미 생산개수를 월 3,000만개로 늘려 64메가 생산규모(1,000만개)를 훨씬 넘어섰다.
◇디지털제품에 달린 반도체산업의 미래=업계의 증산은 반도체 수요가 PC에서 디지털제품으로 급속히 전환할 것이란 전망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의 시장조사 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D램시장이 두자리수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황창규 대표는 『디지털제품 시장은 2003년에 4억5,00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D램의 새로운 수요가 계속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IMT_2000용 단말기와 시스템 등 이동통신제품과 디지털제품에 들어가는 S램, 플래시메모리 등에 대한 수요팽창으로 PC의 의존도를 줄이면서 수요 증가를 이끌 것으로 보고있다.
반론도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제품을 비롯한 신규수요 창출에 대한 기대는 크지만 PC수요를 잘못 예측해서 발생한 이번 D램 가격 폭락이 보여주듯 단기적인 수요부진이 장기적인 시장수급을 흐트러뜨릴 가능성도 높다』는 것.
특히 미국경기의 경착륙 조짐과 유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감소 등은 경기를 침체시키면서 반도체 전망을 어둡게하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조영주기자
입력시간 2000/10/15 19:16
◀ 이전화면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