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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적자에 파업까지… 엎친데 덮친 현대중공업

노조, 7일 2시간 부분파업 결정… 무분규 20년 만에 깨져

전면파업으로 확대땐 고정비 손실만 하루 160억 달할 듯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지난 9월23일 울산 본사 정문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파업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중공업

올해 3조원이 넘는 막대한 영업손실을 내며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결국 20년 만에 파업을 선택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31일 내부 회의에서 오는 11월7일 2시간 부분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현 단계에서는 부분파업 수준이지만 향후 전면파업으로 나아가는 전초전이 될 것으로 조선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994년 이후 20년 동안 무분규 전통을 이어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부분파업·하루파업·전면파업 식으로 점차 압박 강도를 높여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가 결국 파업을 선택하면서 현대중공업 경영에도 초비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해양·육상 플랜트 분야의 무리한 수주 결과로 3·4분기에만 1조9,346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영업손실을 낸 가운데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추가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30일 3·4분기 실적을 공시하면서 "조선·플랜트 분야의 공사손실충당금과 공정 지연에 따른 비용 증가가 적자의 원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잠수식 시추선과 같은 건조 경험이 부족한 특수선박을 저가수주해 손실이 불었고 플랜트 분야에서는 사우디 화력발전소 등에서 부실이 많았다. 회사 측은 전면파업이 발생할 경우 고정비 손실만도 하루 16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조선사업의 특성상 계약서에 제시한 공기(工期)를 지키지 못하면 장차 수주전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다만 노조의 파업 명령이 내려졌더라도 실제로 얼마나 많은 근로자들이 여기에 참여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노조 역시 파업계획에도 불구하고 다음주 회사와의 교섭은 계속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이 회사 노사는 24일부터 집중교섭을 벌여 임금을 제외한 단협 부문에서 모두 18개 조항에 합의했다. 그러나 사측은 아직 임금 추가 제시안을 내지 않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날 울산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을 사내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최 회장과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의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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