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이 중형 세단 'SM5'의 엔진을 바꿔 단 'SM5 TCE'를 내놓았다. 르노삼성이 새롭게 채택한 '심장'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1.6리터급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으로 190마력을 낸다. 기존 SM5 플래티넘 엔진에 비해 배기량은 줄어들었는데도 힘은 30% 가량 향상됐다. 배기량이 줄어든 엔진을 탑재하면서 연비도 개선됐다.
르노삼성은 한때 중형차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자사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SM5의 고성능 모델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기를 기대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올해 SM5 전체 판매대수의 약 20%를 SM5 TCE로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SM5 전체 판매량도 끌어올리겠다는 게 르노삼성의 복안이다.
SM5 TCE를 타고 최근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출발해 강원도 춘천 일대를 돌아오는 왕복 200㎞ 구간을 달렸다. 우선 외관은 기존 SM5 플래티넘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17인치 블랙 투톤 알루미늄 휠에 듀얼머플러, TCE 전용 엠블럼이 추가된 것이 눈에 띄었다. 차량 내부는 도어와 대시보드, 센터페시아 등을 흰색과 검은색의 투톤으로 처리해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했다.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엔진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고성능을 표방하는 모델이지만 엔진음에서는 안정적인 주행성능과 정숙성을 자랑하는 기존 SM5 플래티넘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60㎞/h의 속도를 오르내리는 시내 주행 구간까지만 해도 기존 모델과 사실 별다른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고속도로로 접어들어 속도를 내기 시작하자 SM5 TCE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엑셀을 밟았을 때 차가 치고 나가는 느낌은 닛산 '알티마' 모델을 탈 때와 흡사했다. 닛산의 엔진이 적용됐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탔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가속성능이 탁월했다는 점이다. 100㎞/h 중반대의 속도에서도 차는 안정적으로 달렸고 200㎞/h의 속도도 큰 무리없이 소화해낼 수 있을 듯 했다.
190마력의 1.6 리터급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과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의 조합도 인상적이었다. 급 가속을 할 때 조차도 터보 레그는 거의 느끼지 못했다. 주행을 마친 뒤 실연비는 10.2㎞/ℓ가 체크됐다. 공식연비(13.0㎞/ℓ)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급가속, 급제동을 반복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가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SM5 TCE(2,710만원)는 편의사양이 비슷한 SM5 플래티넘 LE(2,660만원)와 비교하면 50만원이 비싸다. 한 켠에서는 배기량에 비해 다소 비싼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개선된 연비, 2.0리터급 엔진대비 저렴한 자동차세를 감안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