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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터무니없이 높은 로얄티 "CDMA시장 발목 잡는다"

노키아 "휴대폰 생산해도 수익성 없다" 공장 백지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퀄컴이 CDMA 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최대의 공적(公敵)이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노키아는 최근 산요와 CDMA 휴대폰 생산 합작사 설립을 중단하면서 그 이유를 퀄컴의 비싼 로열티로 꼽았다. 노키아는 “신흥시장에서 CDMA가 사업성이 있는지 의문스럽다”면서 퀄컴을 정면 비난했다. 노키아는 당초 산요와의 합작을 통해 인도, 중국, 남미 등 신흥시장에 수출할 CDMA 휴대폰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노키아는 터무니 없이 높은 로열티 부담으로 수익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CDMA 합작사 설립을 백지화하는 대신 GSM 시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지난 2002년 GSM은 전체 이동통신 시장에서 64%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오는 2007년에는 80%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CDMA 시장은 2002년 18.1%에서 2007년에도 18.6%에 머물러 사실상 정체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인도의 CDMA 사업자인 릴리안스 커뮤니케이션은 최근 GSM 주파수 실험을 시작했으며, 중국과 북미 등 CDMA 상용화 국가에서도 CDMA 사업의 점유율이 감소 내지 정체 상태다. 이처럼 CDMA 시장이 정체를 보이는 것은 퀄컴이 비싼 로열티를 요구하는 바람에 신흥시장을 개척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유럽형(GSM) 이동통신기술 로열티가 휴대폰 한 대당 30달러 안팎인데 비해 CDMA는 40~50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의 경우 대당 50달러대의 초저가폰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CDMA 방식으로는 도저히 수지를 맞출 수 없다. CDMA 기술 상용화에 힘입어 연구개발(R&D) 벤처기업에서 일약 세계적인 통신업체로 도약한 퀄컴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노키아를 비롯한 휴대폰 제조업체들과 퀄컴은 3세대 이동통신인 WCDMA 분야에서도 로열티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노키아 등은 “WCDMA분야에서 퀄컴의 특허비중이 높지 않은데도 CDMA와 동일한 수준의 로열티를 받으려 한다”며 유럽연합 공정거래 당국에 제소했다. 반면 퀄컴은 지난 주 “노키아가 특허를 무단 도용했다”며 영국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국내 휴대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퀄컴이 시장을 키우기보다는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려 하기 때문에 CDMA 시장 자체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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