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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간극장, '승부역 사람들'

KBS 인간극장, '승부역 사람들' 눈꽃 그치면 다시 외로운 산골 외딴섬 늘 바쁘고 쫓기는 듯 한 현대인들의 삶. 누구나 시끄러운 일상으로부터 탈출을 꿈꾸지만 실상 이처럼 어려운 일도 없다. 분주한 도회지와는 달리 외딴 섬처럼 조용하기만 한 산골마을.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평범한 이웃들의 소박한 모습을 담아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켜 온 KBS2TV '인간극장'이 오는 15일과 16일, 오지마을 사람들의 하루를 담은 2부작 '승부역 사람들'을 방송한다. 경북 봉화군 승부역 인근엔 기차로만 닿는 4개 마을이 있다. 다 합해봐야 40가구 남짓한 이 마을 사람들은 하루 네 번 도착하는 기차를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기차로 하루를 시작하고 기차로 하루를 마감하는 셈이다. 겨울에 쌓이는 눈은 가뜩이나 세상과 단절된 마을을 더 고립시키기 마련. 하지만 3년전부터 겨울눈은 이 마을 사람들에게 너무나 고마운 손님이 됐다. 해마다 겨울이면 관광객들을 실은 눈꽃열차가 승부역을 하루 한 차례 통과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외지인들이야 1시간 남짓한 정차시간에 눈꽃 추억을 담느라 여념이 없지만 자식들이 모두 도회지로 떠난 시골 마을엔 시끌벅적한 사람소리가 무엇보다 큰 선물이다. 그래서 승부역 사람들은 다가오는 기차소리에 저절로 흥이 난다. 얼마 전 승부역 역무원을 막내사위로 삼은 것을 핑계삼아 쉴새 없이 역을 드나드는 김옥선 할머니와 관광객에게 묵을 팔아 생계를 꾸려가는 장명녀 할머니도 이런 마을 식구들 중 하나. 아침이 되면 두 할머니는 승부역 장터마당으로 출근하다시피 한다. 특별한 일이 있다기보다는 사람 구경 실컷 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고맙다. 눈꽃열차가 그치면 승부역은 다시 외로운 역이 된다. 그렇기에 승부역 사람들에게 겨울 눈꽃열차는 더욱 각별한 존재. 카메라는 오늘도 장터에 나와 눈꽃열차를 기다리는 승부역 사람들을 잔잔히 따라간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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