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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조기종결" 사실상 최후통첩

"자율타결 안되면 강제로라도 사태수습" 의지<br>정부 압박에 해결 실마리…노정갈등은 부담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사측이 파업 이틀째인 9일 인천 대한항공 화물청사에서 교섭을 벌이고 있다. /영종도=조영호기자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에 대해 비난여론이 들끓고 연말 수출차질 우려감이 고개를 들면서 정부가 노사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조종사들의 파업 돌입 이틀 만인 9일 경제부총리에 이어 주무부처인 노동부도 노사에 최후통첩을 보내는 등 조기 파업종결을 강하게 주문했다. 정부는 대한항공 파업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지난 7~8월 아시아나항공 파업에 비해 현저히 높다고 판단하고 조기에 자율타결이 어려울 경우 강제로라도 사태를 수습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 앞서 “노동부에서 관련법상 긴급조정권 발동요건이 충족되고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 긴급조정권 발동이 적시에 이뤄지도록 노력해달라”고 요구했다. 한 부총리는 특히 “긴급조정권 발동시기와 관련해 정부 안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외부에 비쳐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주무부처인 노동부를 중심으로 건설교통부와 산업자원부 등이 긴밀히 협의해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긴급조정권 발동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노동부는 오후3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노사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던졌다. 노사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주말인 10일부터라도 긴급조정에 필요한 절차를 밟겠다는 김대환 노동부 장관의 이날 발언은 ‘극약’ 처방으로라도 사태를 조기에 종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대한항공 파업은 아시아나와는 규모의 차이가 있다”며 “대한항공의 경우 특히 화물운송의 대부분을 차지, 연말 수출시점을 감안할 때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아시아나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공선회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의 전방위 압박이 이번 파업의 조기해결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앞으로 노정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GS칼텍스 노조 파업에 대한 직권중재, 올 8월 아시아나항공 파업 긴급조정시 정부를 강하게 비난하며 대화를 거부하면서 전면투쟁에 나설 정도로 파업현장의 정부개입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법안의 국회심의와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노사관계 법ㆍ제도 선진화 방안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노동부 입장에서는 긴급조정권 발동에 따른 노동계와의 갈등을 풀어야 하는 새로운 숙제를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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