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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2003 중소ㆍ벤처 결산] 중소제조업 공동화
입력2003-12-23 00:00:00
수정
2003.12.23 00:00:00
현상경 기자
올 한해 국내 산업계의 최대 화두는 `제조업 공동화(空洞化)`였다.
특히 올 한해 최악의 불황은 중소제조업체들의 극심한 자금난, 판매난을 가중시켰다. 여기에 고용허가제, 주5일 근무제 도입 등은 중소업체의 인력난과 비용상승을 야기했고, 한 해 내내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각종 노사갈등은 반(反)기업 정서마저 팽배하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은 자연스레 한국을 `기업하기 힘든 나라`로 만들었고 생산기반을 해외로 옮기겠다는 움직임은 본격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최대 생산거점이자 값싼 인력, 거대 시장을 보유한 `블랙홀`중국은 엄청난 흡입력을 보이며 한국 기업들의 생산기지 이전 욕구를 자극했다.
▲탈(脫)한국, 탈제조업 = 기협중앙회가 국내 최근 375개 중소제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생산시설 해외이전 관련 조사에 따르면 전체 37.9%가 생산시설을 이전하거나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한국을 떠나겠다는 이유는 간단했다. 인력난(21.7%), 내수부진(15.0%), 자금난(14.7%), 납품단가인하(12.7%), 고임금(12.3%) 등 이른바 기업 환경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더 이상 한국에서 기업을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특히 탈한국을 선언한 상당수 업체들은 동시에 탈제조업도 고려하고 있어 `전망 잃은 한국 제조업`의 모습을 고스란히 반영하기도 했다. 기협중앙회 조사 당시 전체 39.2%의 업체들은 제조업을 폐하고 서비스업종으로 전환하고 싶다고 밝혔다.
▲가속화가 문제, 대안은 안 보여 = 한편으로는 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반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실제 생산기지 이전 현상은 경제 성장과정에서 산업구조가 변화하며 어느 나라든 공통적으로 겪었던 일이기도 하다는 것. 따지고 보면 최대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보다 싼 인력과 유리한 경영환경을 찾아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란 논리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 제조업의 생산기지 이전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소제조업종의 경우만 살펴봐도 이전계획을 가진 업체 가운데 61.7%가 1, 2년 내에 해외로 제조기반을 옮기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대책도 마련하기 전에 경제의 실뿌리인 중소제조업이 무너진다는 위기감도 생겨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근본적인 해결방안도 미흡하기 짝이 없다. 정부는 설비투자 세액공제, 주 5일제 조기시행 중소기업의 신규채용 인건비 지원 등 지원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최대 애로사항인 인력난을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다. 중소기업인들은 정부의 지원책이 미봉책에 그치지 말고 인력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방안을 내놓아야만 공동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상경기자 hs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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