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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자 릴레이 인터뷰] <7> 그레고리 스톡 UCLA 유전공학 교수

"생명·보건·IT 접목 '바이오 융합'은 미래 산업의 꽃"<br>단순한 보건산업 차원 넘어 식품분야등서도 큰 변화 불러<br>복제·유전·생명공학관련 연구 영원한 진행형으로 지속될것<br>개인 보건정보 관리·해석이 향후 IT 산업의 도전 과제



"복제를 비롯해 유전공학과 생명공학 관련 연구는 영원한 현재진행형으로 지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산업적으로 응용하는 바이오산업은 단순한 보건을 넘어서 에너지•보험•스포츠•식품 등 다양한 경제 분야에서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며 미래의 중심산업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오는 8일 '서울포럼 2010' 바이오세션에서 '바이오산업의 미래'에 대해 기조연설에 나서는 그레고리 스톡(사진) UCLA 유전공학 교수는 "특히 생명ㆍ보건과 정보기술(IT)이 결합하는 바이오 융합 산업은 가장 주목되는 분야"라며 "맞춤의학•예측의학의 확산과 함께 개인보건에 관한 정보 관리와 조직, 해석이 차세대 IT산업의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럼 개최에 앞서 서면 인터뷰를 통해 유전공학 연구의 성과와 과제, 바이오산업의 미래 등에 대한 스톡 교수의 의견을 들어봤다. -인간 유전자 염기서열의 비밀을 밝혀낸 '게놈 프로젝트'가 발표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게놈 프로젝트가 인류에 미친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과학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인간의 생명작용을 설명하는 우리 스스로의 능력을 다시 보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됐을 뿐 아니라 단백질체학•대사체학•전사체학 등의 부문에서 유사 프로젝트를 낳기도 했습니다. 다만 치료학 차원에서의 영향은 아직 미미한 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변혁은 늘 큰 기대를 낳기 마련이지만 실제 변화가 나타나기까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렇다고 해서 그 정도가 저해되거나 궁극적인 영향이 축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생명공학 발전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류의 보건 증진과 생명 연장일 텐데요. 그 같은 긍정적인 효과 이면에 나타날 수 있는 위협요소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인간 보건의 최대 적은 병원균과 병원체입니다. 물론 생명공학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수록 건강과 웰빙 증진을 위해 이 부분에 대해 보다 효과적인 개입은 가능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보다 다양한 악성 병원균과 각종 잠행성 위협요소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자살폭탄테러가 일상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러한 병원체를 이용한 생화학테러 역시 충분히 발생 가능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다가올 미래에 생명공학과 보건 산업의 최대 화두는 무엇이 되리라고 보십니까. ▦보건 분야에서는 비용이 쟁점입니다. 인구 고령화로 보건 수요는 점차 늘어나고 여기에 값비싼 신규 치료제가 출현할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각국은 보건지출 규모를 책정하는 데 있어 골머리를 앓게 될 것입니다. 물론 사회적 차원에서는 부담스럽겠지만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평소 인공염색체를 이용한 인체 재설계 등 기술 진보를 통한 인류 진화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생명윤리적 관점에서의 반론도 만만치는 않은데 윤리성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생명연구를 촉진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은 없을까요. ▦생명 작용에 대한 연구 결과를 인간의 웰빙 증진에 활용하는 데 찬성하는 입장입니다만 여기에는 저를 포함해 각 개인에게 민감하게 와 닿는 부분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생명윤리를 둘러싼 논란에는 종교•철학•정치뿐만 아니라 인류의 미래에 대한 전반적인 시각이 깊숙이 결부돼 있어 해결은 쉽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단 윤리 문제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기본 연구보다는 기술의 활용에 관해 주로 제기돼야 할 것입니다. -생명공학 발전에 대한 반발감은 자연 상태를 조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텐데요. '자연적'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자연적'이라고 할 때 사람들은 보통 '익숙함'을 의미합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인터넷, 텔레비전, 제트기, 심장 이식, 항생제, 체외 수정(IVF)에 대해 별다른 우려를 하지 않지만 이런 것들이 유전공학이나 복제보다 더 '자연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앞으로도 '비자연적'인 것에 대한 두려움은 계속되겠지만 그 대상은 신세대 기술이 도입될 때마다 바뀔 것입니다. 인간 중심의 최첨단 기술 활동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며 복잡한 생명 작용, 다시 말해 우리가 창조한 사회와 우리 자신의 극도로 다른 모습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제를 비롯한 유전공학 및 생명공학 연구는 온갖 논란에도 불구하고 진일보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생명 연장, 건강 증진에 대한 도전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끝은 없습니다. 영원한 현재진행형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우리가 가진 능력이 커질수록 실용적인 가치를 얻으려는 노력도 증가할 것입니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입니다. 즉 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증진하며 수명을 연장하고 적자를 해소하는 것과 함께 우리 자신은 물론 자녀들에게 보다 나은 삶, 보다 편안한 삶을 주는 것입니다. -연구가 아닌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바이오산업은 세계 각국이 주목하는 차세대 성장동력임에 틀림없습니다. 바이오 산업이 경제ㆍ산업 분야에 미칠 파급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바이오 산업은 미래의 중심이 될 분야입니다. 바이오 분야의 발전은 단순히 보건을 넘어 에너지•보험•스포츠•식품 등 다양한 경제 분야에서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봅니다. 특히 생명ㆍ보건과 IT가 결합하는 바이오 융합 산업이 주목되는데요. IT는 시스템 생물학과 유전학•단백질체학•대사체학 및 기타 과학 분야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최근에는 의료보건 서비스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기도 하고요. 앞으로 맞춤의학•예측의학이 확산됨에 따라 개인 보건 정보량도 눈에 띄게 증가하게 될 텐데요. 이러한 정보의 효과적인 관리•조직•해석 및 제공은 차세대 IT의 도전과제가 될 것입니다. -바이오 후발주자인 아시아 국가들이 선도국인 유럽과 북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있을까요. ▦아시아는 생명보건 분야의 전망이 밝은 시장입니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이나 유럽의 뒤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이끌어나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미국의 의약규제 체계는 미 식품의약국(FDA)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데 이러한 구조는 생명공학 혁명이 약속하는 혁신적 치료법을 시의적절하게 개발하는 데 있어 점차 심각한 구조적 장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변경하기 쉽지 않은 미국이나 유럽의 이 같은 규제 체계는 아시아에는 커다란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한국이 식품의약품안전청(KFDA) 체계를 적절히 조정한다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우호적인 의약 개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이는 한국에 엄청난 전략적 이점을 가져다주면서 전세계에 큰 가치를 부여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의욕적으로 바이오 산업에 진출하고 있는데요. 한국이 글로벌 바이오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도국 위치에 오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국은 엄청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임에 틀림없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한국이 앞서나갈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광케이블망, 교육 인구, 건전한 보건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를 활용해 보건-IT 융합 분야의 차세대 기술개발을 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노력이 성공을 거둔다면 관련 서비스의 획기적 개선은 물론 핵심 경쟁 분야에서 선두주자로서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바이오 정보·유전학 분야 세계적 권위자
저서 '인생, 묻다' 판매 200만부 넘어서

■ 그레고리 스톡 교수는 그레고리 스톡 미국 UCLA 의대 생명공학 교수는 '질문의 책' 시리즈의 저자로 더 알려져 있다. 그의 베스트셀러 '인생, 묻다(Book of Questions)'는 판매부수가 200만부를 상회하며 18개 언어로 번역돼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톡 교수는 바이오 유전공학기술 및 기타 첨단기술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바이오기술 기업가, 바이오 윤리운동가로도 유명한 스톡 교수는 지난 1997년 UCLA 의과대학에 '의학•기술•사회(Medicine, Technology and Society)' 과정을 개설, 10년간 학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인류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고 의학의 새로운 전기를 열 중요한 기술의 개발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이끌었다. 특히 분자 유전학 및 바이오 정보학 혁명의 사회적 의의와 공공정책에 미치는 영향, 기초과학의 진보를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치료와 보건을 개선하는 방법 등에 대해 광범위한 대중적 논의를 촉진했다. 스톡 교수는 바이오 의료기금 모금 및 연구를 강력히 옹호하며 정부의 엄격한 감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04년 새로운 수준의 소염제 및 신경퇴화 치료제 개발을 위해 프린스턴대에서 분리된 '시그넘 바이오사이언스(Signum Biosciences)'를 공동 창립했으며 6년간 시그넘의 CEO로 알츠하이머병 및 파킨슨씨병 치료제 개발 노력을 주도했다. 바이오 부문의 저서인 '인간의 재설계: 인류의 피할 수 없는 유전학적 미래(Redesigning Humans: Our Inevitable Genetic Future)'는 과학 부문의 서적에 수여되는 권위 있는 상인 '키스틀러 북 프라이즈(Kistler Book Prize)'를 수상했으며 '와이어드 레이브 어워드(Wired Rave Award)'의 후보로 지명됐다. 캘리포니아주 줄기세포 및 복제 자문위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UC버클리대 생명공학정책연구소의 부소장을 맡고 있다. 존스홉킨스대에서 생물물리학 박사 학위를,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레고리 스톡 교수 약력

▦1977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생물물리학 박사
▦1987년 하버드대 MBA
▦1987년 '인생 묻다' 출간
▦1997년 UCLA 의대 학장
▦2004년 '시그넘 바이오사이언스' 공동창립
▦캘리포니아 줄기세포 자문위원
▦UC버클리대 생명공학정책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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