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리뷰] 텔 미 온 어 선데이 여성들 공감하는 사랑·이별이야기단조로운 스토리 아쉽지만깔끔한 소품·세련된 조명에가수 바다 연기·노래 뛰어나 강동효 기자 kdhyo@sed.co.kr 공연장 안에 스피커를 통해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안녕하세요. 누나 아니, 데니스 씨. 저 스티브예요. 지난 번 카페에서 만났던 사진작가인데 기억나시죠? 괜찮으시면 제 사진전에 초대하려고요." 홀로 무대에 서 있던 여주인공의 얼굴에 희색이 돈다. 얼마 전 헤어진 남자친구가 그녀에게 줬던 아픔과 슬픔은 저 멀리 사라진다. 그녀는 무척이나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어느날 우연히(Unexpected song)'를 관객들 앞에 부른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뿐. 연하의 꽃미남과의 사랑도 세대 차이로 금세 무너진다. 분노에 찬 그녀가 부르는 노래. "도대체 무슨 이유야? 도대체 내게 반한 이유가 뭐야?…" 무대 위에서 홀로 울고 웃는 여주인공은 세 번의 만남과 헤어짐을 겪는다. 스피드 데이팅을 통해 속전속결로 사귀고 헤어진 타일러. 7살의 나이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별한 스티브. 완벽한 애인이라 생각했건만 실속을 챙겨 다른 여자에게로 떠나버린 리처드. 여성 관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공감할만한 사연들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안타까운 한숨소리와 환호성이 무대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하지만 스토리 구성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극히 단조롭고 내용이 뻔히 들여다보였다. 만남과 헤어짐은 보편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진부한 소재이다. 뭔가 색다른 것을 요구하는 관객의 입맛을 맞추기에는 너무 평범했다. 여주인공이 세 명의 남자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이 틀에 박힌 듯 똑같이 전개되는 점이 흥미를 반감시킨다. 관객들은 이미 세 번째 남자와 사랑에 빠진 여주인공이 곧 분노에 찬 얼굴로 배신의 이유를 묻는 노래를 부를 것이라는 걸 예감한다. 커튼 콜 때 90분 동안 열연한 바다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그녀의 연기는 '과연 가수가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사라지게 했고, 노래는 두말할 나위 없이 뛰어났다. 더불어 원격제어를 이용한 깔끔한 무대 위 소품 처리와 무대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고도 남을 만큼 뛰어난 조명 조작은 극을 한층 깔끔하고 세련되게 만들었다. 입력시간 : 2007/10/0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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