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과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톱 브랜드'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세계적인 브랜드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의 박상훈(사진) 한국대표는 지난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침체기일수록 적극적인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만이 다가올 호황기에 살아 남아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한국 역사상 지금처럼 경제규모가 커지고 번창했던 시기가 없었는데도 브랜드 파워가 뒷받침되지 않고 저평가돼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려면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글로벌 마인드셋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5위의 경제대국인 한국이 거주지ㆍ관광지ㆍ투자지ㆍ사업운영지로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으로서 브랜드 가치를 인정 받으려면 국민 모두가 브랜드의 중요성을 깨닫고 글로벌 마인드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특히 브랜드 전략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나 국가 정책입안자의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좋은 제품을 보유했음에도 브랜드 구축에 실패해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 CEO나 정책입안자들이 브랜드의 필요성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인터브랜드가 매년 글로벌 베스트 브랜드 순위를 평가하고 각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를 수치로 계산하게 된 것도 브랜드의 중요성을 알리고 각 기업들이 브랜드 전략을 수립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브랜드 구축을 '선물 주기'에 비유했다. "한국 CEO들은 선물을 주는 '행위' 자체나 선물을 주는 '마음'에만 신경을 씁니다. 받는 사람이 과연 이 선물을 좋아할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아요. 반면 글로벌 브랜드 기업의 CEO들은 철저히 받는 사람을 생각해 선물을 주는 '장소'와 '분위기'까지 생각합니다." 브랜드 구축을 위한 광고를 한다면 광고행위에 만족하지 말고 언제 어떻게 할지, 이 광고로 사람들의 인식이 얼마나 변화될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 단순한 아웃풋(outputㆍ결과물)을 만드는 데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아웃컴(outcomeㆍ성과)을 따져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 대표는 "고객과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소통)을 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브랜드란 미래수익을 창출하는 관계(relationship)라는 자산"이라면서 "기업과 고객의 관계설정이 중요하며 해당 기업 및 제품의 브랜드만 제시해도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 파워"라고 설명했다. 제품을 잘 만드는 것만큼이나 고객들에게 이 제품을 어떻게 인식시키는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박 대표는 지금이라도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 브랜드의 중요성을 인식해 대통령 직속기구로 국가브랜드위원회를 설치하고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부터 하나둘씩 브랜드 관리에 나서는 점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국가와 기업이 협력해 상호 간 이미지 개선에 도움을 준다면 더욱 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가가 큰 그림을 그리고 리더로서 책임감 있게 소통한다면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면서 "국제적인 규모의 전시회나 스포츠 이벤트, 관광ㆍ투자유치 이벤트 등 브랜드와 관련한 다양한 행사를 할 때 국가와 기업이 상호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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