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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여건 긴급점검/통화정책] 금리보다 통화량중심 운용

금리중심으로 운용되던 통화신용정책 기조가 통화량중심으로 회귀하고 있다. 다만 한은은 갑작스런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 올 4·4분기중 콜금리의 단계적 인상을 검토중이다. 한은의 금리인상은 총수요관리 시행을 예고하고 시중 금리인상을 연쇄적으로 야기할수 점에서 주목된다.◇한은의 딜레마=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 하향 안정화 유도라는 한은의 통화신용정책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부터. 당시 한은은 『단기금리를 현수준으로 유지하며 중장기금리 상승을 용인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증시 이상급등에 따른 경기과열, 시장불안을 경고한 것이다. 이후로도 한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반기중 금리인상, 인플레에 대한 선제적 대처 등을 밝히며 경고 수위를 단계적으로 올려왔다. 하지만 7월 회사채금리가 급등하기 시작하고 대우문제가 불거지면서 한은은 선택을 강요받게 됐다. 대우문제의 불통이 어디로 뛸지 언제 진화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인플레 우려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지만 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우려된다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금리냐 통화량이냐= 한은이 그동안 마음놓고 금리위주의 정책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신용경색과 기업의 자금수요 실종에 따라 돈이 아무리 풀려도 물가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었기 때문. 돈을 풀고 금리를 내려도 자금수요는 발생치 않고 돈은 은행과 투신권을 오가며 주가상승, 기업부채비율 축소 등 선순환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더 이상 현재 금리를 고수하기 힘들게 됐다.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가동율이 이미 81%를 넘어선데다 연말 이후부터는 5대그룹의 신규투자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자금수요가 느는데 저금리를 고수할 경우 통화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인플에 압력에도 가속이 붙게 된다. ◇통화량중시 정책으로 선회가능성= 한은은 금리중심의 정책에서 통화량도 중시하는 방향으로 차츰 선회하고 있다. 한은은 외환위기와 한은법 개정이전인 지난 97년까지 통화량 중심의 통화신용정책을 견지해왔으나 98년부터 금리를 보다 중시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한은이 통화량을 중시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공개시장운용규모에서 읽을 수 있다. 지난 6월까지 통화안정증권·RP운용 등 한은의 공개시작조작 운영규모는 48조~50조원수준이었으나 8월중에는 46조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4월 14.1%대로 증가했던 총유동성(M3) 증가율도 지금은 13%초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위기에 대비해 시중통화를 조절하기 시작했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우사태에 따른 시중유동성 지원으로 단기자금 공급이 다소 늘고 있다. 계절적으로도 통화량수준을 더욱 의식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말로 갈수록 자금수요가 늘어나는 패턴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특히 자금성수기인 추석도 가까워지고 있다. 금융시장 안정과 인플레 대처라는 상반된 과제에 대해 2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떤 대안과 수순을 내놓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홍우기자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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