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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간식도 줄였어요"

삼겹살 한달새 13%·밀가루 17% 껑충<br>월드콘 1,200원→1,500원…계란과자 700원→1,000원등<br>곡물값 인상·물류비 상승 겹쳐…업계 "추가 인상도 불가피"


"애들 간식도 줄였어요" 삼겹살 한달새 13%·밀가루 17% 껑충월드콘 1,200원→1,500원…계란과자 700원→1,000원등곡물값 인상·물류비 상승 겹쳐…업계 "추가 인상도 불가피" 이효영 기자 hylee@sed.co.kr “어쩔 수 없이 애들 간식까지 줄였어요.” 주부 K(38)씨는 최근 대형마트에 갈 때 아이들을 데려가지 않는다. 아이들이 아직 더 신어도 되는 운동화가 있는데도 새 운동화를 사달라거나 간식거리를 먹자고 떼를 쓰면 마음만 아프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 혼자 몰래 갔다 필요한 것만 사서 돌아오는 습관이 생겼다. 뻔한 남편 봉급에 생필품 가격이 너무 올라 생활이 갈수록 빠듯해지고 있는 탓이다. K씨는 지난주 말에 삼겹살 가격표를 보고 또 한번 깜짝 놀랐다. 외식비를 아끼기 위해 가족들과 삼겹살이나 구워먹으려 했는데 가격이 너무 뛰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만 해도 이 매장에서 삼겹살 가격은 100g에 1,850원으로 아이들과 4가족 기준으로 1㎏에 1만8,500원이면 충분했다. 그런데 불과 한달 사이 100g당 2,100원으로 13.5%나 올라 1㎏만 사도 2만원을 넘었다. 또 다른 주부 P(36)씨는 지난주 말 초등학교 1학년짜리 아들과 집 앞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려다 당황했다. 2,000원을 내고 거스름돈을 기다리던 그에게 점원은 오히려 200원을 더 내라고 한 것. 어느 순간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콘은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됐고 자신이 먹으려던 빙과도 500원에서 700원으로 올라 있었다. 물가가 급등하면서 장보러 가기를 겁내는 주부가 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폭등세로 인해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 4월 두 차례에 걸쳐 밀가루 값이 오르면서 라면ㆍ과자류 등 식품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름값이 인상되면서 물류비와 제품 포장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가격도 뛰어오르고 있다. 이마트에서 4월22일과 5월 말을 기준으로 생활용품 가격을 비교한 결과 LG생활건강의 세제 ‘테크’(3㎏)는 1만2,400원에서 1만3,700원으로 올랐고 CJ 참밀가루(2.5㎏)는 4,540원에서 5,300원으로 무려 16.7%나 뛰었다. 성수기를 앞둔 빙과류는 2~3월 한차례 인상된 데 이어 후속 인상이 이어지고 있으며 과자류도 하나둘 소리소문 없이 계속 오르고 있다. 롯데제과의 빙빙바ㆍ스크류바ㆍ죠스바ㆍ수박바ㆍ누크바는 500원에서 700원으로 올랐고 월드콘은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됐다. 해태제과의 부라보콘도 마찬가지고 누가바ㆍ바밤바 등도 500원에서 700원으로 인상됐다. 계란과자는 700원에서 1,000원으로, 땅콩그래는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됐다. 분유값도 원유가와 곡물가, 포장재 인상 등으로 인해 4년 만에 올랐다. 매일유업은 이유식 ‘명작 1ㆍ2’를 1만9,700원에서 2만1,300원으로 8.12% 상향 조정했고 일동후디스는 ‘수퍼프리미엄 3ㆍ4단계’를 리뉴얼하면서 3만300원에서 3만5,800원으로 18.2% 인상했다. 식품업계는 올들어 계속되는 국제 곡물가격 인상 속에서도 정부의 물가안정대책으로 인해 인상폭을 최소화해왔으나 고유가에 따른 물류비 상승까지 겹치고 있어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주부와 서민층이 받는 물가상승 고통이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트에서 만난 한 주부는 “전기세와 수도료도 오른다고 하고 버스비ㆍ택시비도 인상된다고 하니 앞으로 마이너스가 된 가계부를 어떻게 메울지 모르겠다”며 “애꿎게 담배 피우는 남편만 타박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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