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본계 자금은 이달 들어 27일까지 국내증시에서 680억원가량 빠져나갔다. 특히 2012년 11월의 1,420억원에 이어 12월 2,470억원, 올 1월 1,530억원어치 등을 팔며 단 석달 사이 5,420억원가량이 국내증시를 이탈했다. 순매도로 돌아선 지난해 8월 이후로는 8,000억원가량 유출됐다.
일본계 자금의 엑소더스는 최근 국내증시로 U턴하는 외국인 자금의 움직임과 사뭇 다르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3조5,794억원어치를 사들인 뒤 올 1월(-1조8,884억원) 소강상태를 보이다 이달 들어 27일까지만도 1조3,522억원가량을 사들였다. 특히 중국 자금의 경우 2월에만도 1조원가량을 쏟아 붓는 등 지난해 11월 이후 넉달 사이 2조8,000억원 정도의 목돈을 국내증시에 투자했다.
일본계 자금이 국내증시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아베노믹스가 본격화하면서 자국증시가 사상 유례없는 활황을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평균지수는 지난해 12월 초(12월3일 종가) 9,458.18이었지만 현재는 1만1,253.97로 단 석달 사이 18.98%나 치솟았다. 그동안 국내증시가 원화강세에 따른 기업실적 부담과 글로벌증시와의 탈(脫)동조화(디커플링) 등으로 다소 주춤하는 사이 일본증시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자 현지 투자자금이 자국증시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일본계 자금이탈은 대부분 펀드 등 현지 기관자금에서 비롯됐다"며 "국내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환매 등으로 일본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일본계 자금의 규모가 크지 않아 국내증시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면서도 외국인 투자가들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철희 동양증권 연구원은 "박근혜 정부가 물가안정 등 기존의 정책방향을 이어간다면 국내증시는 그만큼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중국 자금이야 반일감정 등으로 일본 투자에 나설 수 없다고 해도 여타 외국인 투자가들은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현 정부의 정책전환이 없는 한 일본증시로 자금을 이동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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