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귀금속과 명품가방·시계·모피 등에 20%가 붙던 개별소비세의 기준가격이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500만원(부가가치세 제외) 짜리 명품 시계를 구매하던 소비자는 기준 가격의 초과분인 300만원에 세율(20%)을 곱한 60만원의 개소세를 부담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세 부담이 사라진다. 개소세를 부담했던 만큼의 물품 가격이 싸지는 셈이다.
지난 1977년 '특별소비세'라는 이름으로 도입된 개소세는 대표적인 '여름철 겨울옷' 과세체계로 꼽힌다. 과세 기준가격이 2001년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오른 후 15년 동안 변동이 없었다. 같은 기간 물가는 43.3%, 1인당 소득은 1,443만원에서 지난해 기준 2,968만원으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TV·에어컨·냉장고·세탁기 등 대용량 가전제품에 5%가 붙던 개소세는 폐지된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대용량 가전제품에 세금을 매겼지만 기술 발전에 따른 에너지 효율화로 과세를 종료하기로 했다. TV의 경우 소비전력 300W 이상이며 화면크기가 107㎝를 초과하는 고화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이 가격 인하에 따른 판매량 증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컨은 월간 소비전력량 370㎾h 이상, 냉장고는 600ℓ 이상의 제품이 개소세 폐지에 따른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녹용·로열젤리와 향수 등에 7%가 붙던 개소세도 폐지하기로 했다. 현행 홍삼 등 다른 건강보조식품과 고가 화장품의 경우 개별소비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는 만큼 조세 형평성에 어긋나는데다 세수 효과마저 미미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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