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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고객우롱 언제까지
입력2003-04-01 00:00:00
수정
2003.04.01 00:00:00
“이젠 홈쇼핑 프로그램도 골라서 보고 싶습니다. 사고 싶은 물건이 나올 때까지 하루 종일 TV 앞에만 앉아 있으란 말입니까”
한 TV홈쇼핑 사의 홈페이지 고객불만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프로그램 편성표를 볼까 해서 홈페이지를 찾았으나 1시간 간격으로 `MD추천 상품전 1,2,3…`식으로 적혀 있는 무성의한 프로그램 편성표에 화가 치밀었다는 소비자의 불만 내용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항상 전화 한 통이면 신속하고 편리하게 물건을 배달 받을 수 있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홈쇼핑이 꼭 시간 절약과 편리함을 주는 합리적인 유통 채널만은 아니다. 홈쇼핑 소비자들은 언제 어느 방송 채널에 원하는 상품이 등장할 지에 대한 정보를 전혀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업체에 따라서는 간혹 생방송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등장 상품의 종류 정도는 소개해 놓긴 하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 볼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물론 관련 업체들이 프로그램 편성표를 만들어 공개하지 못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한 업체가 몇 시경에 어떤 상품을 판매한다고 공지해 놓으면 경쟁사들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빼앗기 위해 같은 시간 대에 유사 상품을 등장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편성표가 공개되지 않은 채 운영되는 지금 상황에서도 서로를 견제하며 순식간에 경쟁 상품을 등장시키는 일이 빈번한데 공개된 상황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겠냐”며 고개를 저었다.
편성 계획 없이 급조된 상품들은 경쟁사에게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피해를 준다. 관련 업체들은 타사보다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제공하는 게 뭐가 나쁘냐고 말할 수 도 있겠지만 급조 상품 방송들은 `긴급 편성``초특가`등의 메시지를 내보내며 소비자들의 충동구매욕을 더욱 자극한다.
이 관계자는 “TV홈쇼핑 5개사가 공정 경쟁을 위한 신사협정이라도 맺어 동시에 프로그램 편성표를 밝힌다면 차라리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홈쇼핑 업체들도 과도한 프로그램 경쟁은 지양하고 대신 방송 시청자들의 편의를 배려하는 소비자 중심 쇼핑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
<정영현 기자(생활산업부) y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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