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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시장 ‘휘청’

`전쟁, 테러, 그리고 불황…`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국제금융시장이 동시다발적인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사로잡혀 급강하하고 있다. 북한 전투기가 동해 상공에서 미군 정찰기 비행을 방해하는 사건이 터지자 이라크 사태가 해결된 다음에 북한 핵 이슈가 미국의 타깃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 필리핀 공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수 백명이 사망한 사건은 미군의 추가 파병을 타깃으로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공격은 이미 30만~40만명의 병력이 배치된 가운데 ▲7일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위원장의 유엔 보고 ▲내주 중에 있을 유엔 결의안 찬반 투표의 결과와 상관없이 단행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유엔의 승인과 관계없이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고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이라크의 미사일 파괴가 유엔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다”며 전쟁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부시 행정부의 강경 방침은 국제사회가 반대하더라도 나홀로 전쟁을 벌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라크 공격의 북쪽 루트를 제공할 터키가 미국의 200억 달러 제공 유혹에 빠져들지 않은 채 미 지상군의 주둔을 불허하고, 이라크 사막에 여름이 다가오는 등 미국에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전쟁이 길어지고 미군의 희생이 커질 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불확실성이 국제금융시장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중동에 전운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지난달 25일 노무현 대통령 취임일에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데 이어 미군 정찰기와 충돌사태를 벌여 또 다른 국제분쟁을 예고하고 있다. 백악관의 애리 플라이셔 대변인은 4일 북한 전투기의 미국 정찰기 위협사건을 `경솔한 행동`이라고 비난하면서 북한에 공식 항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라크전 기간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한반도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태평양 괌기지로 병력 증파를 승인, 본토에 배치돼 있던 B-52, B-1 폭격기 24대가 괌으로 곧 이동을 시작한다고 국방부 관계자가 밝혔다. 이처럼 국제정세가 악화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 당 40달러를 육박하고 있다. 91년 걸프전 당시 국제유가는 단기적으로 배럴 당 40달러를 넘은 후 곧바로 급락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쟁의 전망이 불투명하고 사우디가 증산에 협력할 가능성이 낮은데다 베네수엘라의 유전파업마저 겹쳐 있어 고유가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곳곳에 불안이 고조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자금은 리스크가 높은 주식시장을 피해 보험적 성격이 강한 미국 국채(TB) 시장에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TB 수익률과 뉴욕 주가는 지난해 9월의 저점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이라크 전쟁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연출할 경우 국제금융시장은 새로운 바닥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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