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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날씨속 뜨거운 혈육재회
입력2001-02-26 00:00:00
수정
2001.02.26 00:00:00
2차 상봉때와는 달리 화창한 날씨속에 평양에 도착한 남측 상봉단은 호텔에 여장을 풀고 곧바로 단체상봉장으로 이동해 반세기만에 만난 혈율을 붙 잡고 오열과 환희속에서 가슴벅찬 감격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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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고려호텔 단체상봉장은 반세기만에 다시 만난 가족들의 울부짖음으로 눈물바다를 이뤘다.
평안남도 진남포시에서 체육교사로 일하다 1?4후퇴 때 남으로 내려온 안의원(79ㆍ부산시 서구 아미동)씨는 형수 김상숙(82)씨를 붙잡고 "얼마나 고생이 많았냐"며 눈물을 흘렸다.
큰아들만 데리고 서울에 구경 나왔다가 졸지에 이산가족이 된 조구연(86ㆍ강원도 횡성군 둔내면)씨는 50년만에 만난 막내아들을 부여 안고 "병칠아, 이 애비는 할 말이 없다"며 통곡을 했다.
(.이에 앞서 우리측 이산가족 방문단은 고려항공편으로 오후 1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북측 적십자 관계자의 환영 을 받았다. 화창한 날씨 속에 비행기 트랙 을 내려오는 우리측 방문단의 표정은 설레임으로 어린아이처럼 상기돼 있었다.
(.우리측 방문단은 승용차와 소형버스로 나눠타고 순안공항을 출발 해 숙소인 고려호텔로 향했다. 오후 2시반에 호텔에 여장을 푼 뒤 삼삼오오 모여 점심식사를 하면서 오후에 예정된 단체상봉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장정자 단장과 이산가족 100명, 지원인원 30명, 취재진 20명 등으로 구성된 3차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 151명은 이날 오전 9시 45분께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장정자 단장은 이날 서울 출발 인삿말에서 "혈육에 대한 애틋한 정과 남북간 평화와 화해ㆍ협력을 염원하는 7,000만 겨례의 꿈을 안고 북녘의 형제자매를 만나 (우리의) 기대와 희망을 전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50분께 김포공항 1청사 2층 출국장에 도착한 방북단 일행은 반세기만에 헤어졌던 혈육을 만나러 간다는 설렘에 대체로 밝은 표정이었으나 한편으로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거동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어머니와 아내, 아들을 만나러 북으로 가는 이후성(남ㆍ76)씨와 남동생을 만나러 가는 윤채금(여)씨는 행사요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휠체어에 탄채 간단한 수속을 마쳤다.
이후성씨는 "어머니가 살아 계시리라고는 꿈에도 생각못하고 살아왔다"면서 "이번에 어머니를 만나면 그동안 못나눴던 말을 맘껏 하고 싶다"고 말했다.
(.상봉 며칠전 다리를 다쳐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 이이화(여ㆍ77)씨는 수속을 마친 다음 항공편을 기다리며 "다리 아픈 게 뭐 대수야, 수십년만에 가족을 만나는데."라며 불편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남측 방북단중 최고령인 이제배(남ㆍ94)씨는 건강에 대한 주변의 우려를 의식한듯 "비행기타는 데는 아무 문제도 없다"면서 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방문에서 아내와 4명의 자식을 만날 예정인 이씨는 "여태까지 죽었던 것으로 생각했던 아내와 자식들이 생존해 있다니 꿈만 같다"면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전 이산가족 방북단 100명은 밤새 설렘과 기대감으로 잠을 설쳤지만, 50년만에 혈육을 만난다는 생각에 피곤함도 잊은 채 모두 밝고 활기찬 표정이었다. 방북단은 이날 롯데월드호텔 3층 크리스탈 볼룸에서 호텔측이 준비한 쇠고기 무국, 잣죽, 도라지무침 등 한정식을 남김없이 비웠으며, 옷을 두툼하게 껴입고 상기된 표정으로 공항으로 출발했다.
(.지난 1,2차 방북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방북단에도 고령과 노환으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방북해야 하는 '휠체어 방북'이 4명이나 됐다.
치매 증세로 거동이 불편한 손사정(90)씨를 비롯해 중풍을 앓고 있는 이후성(84)씨, 대퇴부 골절의 이이화(77ㆍ여)씨, 왼쪽 발목골절의 윤채금(70ㆍ여)씨 등이 휠체어를 타고 방북길에 나선 것이다.
(.방북단 100명이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20명씩 5개조로 나눠 차례차례 버스에 탑승했으며, 차량에 탑승한 방북단은 옆사람과 함께 '50년만의 귀향'에 대한 소회를 나눴다.
평양에서 서울로
(.26일 오전 북한 고려항공 전세기를 타고 김포공항을 통해 서울에 도착한 북측 김경락 조선적십자회 중앙위 상무위원은 마중나온 이영구 적십자사 사무총장과 만나 악수를 나누며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다.
김 단장은 도착성명 발표 후 10여분동안 귀빈실에서 가진 환담에서 "우리 적십자는 민족이 겪어온 고통을 덜어줄 임무가 무겁다"면서 "이번 회담이 잘 되도록 서로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북측 이산가족 상봉단 일행은 만면에 웃음을 띠고 손을 흔들며 관계자들을 향해 "반갑습네다"를 외치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남자들은 쥐색 또는 진갈색 반코트 차림에 검은색 중절모로 복장을 통일했고 여자의 경우 벨벳 느낌의 긴 치마에 스카프를 목에 두른 차림이 많았다. 여자들의 경우 대부분 짧은 손가방을 손에 들거나 팔에 건 것도 이색적이었다.
(.대기실을 지나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입국장으로 나서기 전 인원 확인을 위해5분여가 멈춰 선 북측 상봉단 일행은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상기된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북한집단 체조 연출의 거장으로, 조카 김복겸(52)씨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 온 김수조(69)씨는 방문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50여년만에 갈라진 고향땅을 밟으니 감개가 무량하다. 하루 빨리 조국통일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흥분된 목소리를 높였다.
(.북측 방문단은 오전 9시 30분께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 비행 1시간만에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북측 방문단은 공항에서 간단한 입국 수속절차를 밟은 뒤 곧바로 숙소인 서울잠실 롯데월드 호텔로 떠나 낮 12시께 도착, 여장을 풀었다.
오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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