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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가격표시제 설득 힘드네"

경쟁 치열해 판매점 참여 10% 그쳐… 이통사 교육·설득 골머리

휴대폰 가격표시제를 시행중인 한 SK텔레콤 대리점의 직원이 '공짜폰' 광고를 떼어내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우리 매장 가격이 얼마인지 다 노출되면 다른 매장들이 이걸 보고 가격을 조정하거든요. 먼저 할 이유가 없죠." 수도권의 한 이동통신사 판매점 직원의 이야기다.

지난해 말부터 이동통신 3사가 잇따라 휴대전화 가격표시제를 도입했지만 판매점들의 참여가 부진해 이동통신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통사가 직접 사업권을 준 대리점이 아니라 본사의 직접적인 간섭을 받지 않는 판매점들 가운데 10% 정도만 가격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선중 SK텔레콤 수도권마케팅본부장은 9일 "지난 보름 동안 수도권 지역의 판매점 200곳 이상을 돌아봤다"며 "정기회의에 참석할 때 빼고는 판매점의 가격표시제 참여를 요청하는 데 시간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가격일람표와 가격태그를 자체 제작해 수도권 판매점에 무료로 배포하고 지난달에는 전국 판매점 직원들을 소집해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등 판매점 '설득'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판매점은 이통사 본사가 아니라 대리점과 계약관계인 탓이다. 본사에서 판매점 직원들까지 교육하고 설득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이통사들은 자사 대리점 운영에 대해선 마케팅 방식이나 매장 인테리어 등까지 간섭할 수 있지만 판매점은 그렇지 못하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한 각 통신사 대리점은 가격표가 모두 마련돼 있었지만, 판매점은 대부분 옆 매장과의 경쟁 등을 이유로 가격표시를 꺼리는 실정이다.

판매점 '설득'은 KT와 LG유플러스에서도 진행 중이다. KT는 조만간 가격안내표를 판매점 2만여곳에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또 안내책자 7만 부를 인쇄해 배포하고 판매점을 관리하는 '채널 매니저'들을 파견해 총 3차례의 교육을 진행했다. KT 관계자는 "원래 통신사가 판매점까지 책임질 의무는 없지만 제도에 동참하는 입장으로서 지금도 꾸준히 대리점을 통해 교육하고 있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지난달 판매점을 직접 관리하는 대리점을 대상으로 가격표시제 관련 교육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특히 SK텔레콤은 판매점의 가격표시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 같은 제도까지 검토하고 있다. 본사 관계자가 신분을 감추고 판매점을 찾아가 제도가 잘 시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판매점의 가격표시제 참여율이 극히 낮아 제도 정착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SK텔레콤의 경우 현재 가격표시제를 시행하는 판매점이 10%에도 못 미치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들은 "지식경제부가 벌금 부과ㆍ영업정지 등의 제재를 가한다고 해도 수만 곳의 판매점을 모두 제어하는 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SK텔레콤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가격표시제를 시행하는 대리점 방문객 중 89.4%는 "가격표시제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 87.7%는 "판매 가격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가격표시제 : 휴대전화 기기값을 모든 이통사 매장에서 표기하도록 해 '바가지'를 막고 공정한 경쟁을 촉진한다는 취지에서 지난달 1일부터 도입됐다. 매장별로 판매가격이 명확히 표시되면 할부ㆍ할인 등이 얼마인지 알 수 있어 실제 구매가격을 보다 쉽게 비교할 수 있고 '공짜폰' 광고도 금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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