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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감추는 부시의 혀

■ 부시의 정신분석 (저스틴 A 프랭크 지음, 교양인 펴냄)


미국에서 심리치료는 일상적인 문화다. 가족 중에 누가 큰 사고를 당하기라도 하면 부모들은 자녀가 그것 때문에 충격을 받을까 걱정하며 심리 치료사를 찾는다. 심리 치료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할리우드 영화도 흔하다. 납득할 수 없는 패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두고 미국 경찰은 정신과 치료사를 요구한다. 심리 치료와 진단을 통해 이상행동의 원인을 찾아내며 궁금증을 풀어나간다. 미국에서 변호사, 의사 못지않게 많은 게 정신과 상담의라고 말할 정도다. 그런 미국인들이 가장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을 하나 꼽으라면 부시 대통령의 머리 속이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정신과 임상교수이면서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하고 있는 저스틴 A 프랭크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도 바로 부시의 머리 속이다. “그토록 신앙심 깊은 사람이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라크를 폭격하고 그 결과를 공개적으로 즐거워 하며 자축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대통령이 거짓 구실로 군인들을 전장에 보내놓고 자기 집무실 책상 밑에는 대량살상 무기가 없다는 우스갯 소리나 하며 그런 기만을 농담거리로 삼는단 말인가?” 저자는 부시를 직접 정신과 진료 카우치(Couch)에 세워놓지는 못했지만 그의 연설과 기자회견, 전기 기록 등을 통해 그의 정신세계를 분석했다. 결과는 짐작대로 뻔하다. 부시는 명문가의 위세 덕에 아버지 뒤를 따라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콤플렉스 탓에 자기 파괴 충동에 시달린 인물로 묘사됐다. 일곱살때 백혈병으로 죽은 여동생의 기억은 소년 시적에 적지않은 정신적 충격으로 작용했다. 프랭크 교수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관심과 무능력, 끝없이 외부에 적을 만들어서 불안을 투사하는 파괴적 환상, 하느님과 자신을 동일시 하는 과대 망상의 뿌리에는 어린 시절에 받은 끔찍한 고통과 상처에서 비롯된 공포와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만약 이 책을 부시가 읽는다면 그가 내 뱉는 말은 아마 이런 식이 아닐까. “도대체 내 머리 속이 왜 궁금한 거야. 난 말야. 세상에 왜 이리 내 맘에 들지 않는 것들이 많은지 그게 궁금해.” 더욱 궁금한 것은 부시 같은 대통령이 나라를 통치하는데도 버젓이(?) 굴러가는 미국이란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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