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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축구에 빠지기 시작했다
입력2002-06-08 00:00:00
수정
2002.06.08 00:00:00
월드컵계기 관심 높아져…올 용품판매량 90년 2배지난 4일 아침 폴란드와의 월드컵 경기에서 한국이 이긴 것을 TV로 본후 버스를 타려는데, 그리스 출신이라는 미국인이 "한국선수들이 대단히 잘하더군요. 정말 빨랐어요"라며 축하를 해주었다. 집앞 잡화가계에 스페인어를 쓰는 히스패닉계 점원들은 요즘 종일 월드컵 경기를 켜놓고 틈만나면 축구경기를 시청하고 있다.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미국에서도 전세계가 열광하는 스포츠를 무관심하게 보낼수 없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고, 사회 저변에서는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일 미 하원 회의에서 뉴욕 공화당 출신 제임스 윌쉬 의원이 1분 발언을 신청하고 "10일 새벽 동료의원들은 TV 생중계를 보면서 선수들을 응원하자"고 호소했다. 윌쉬 의원의 발언은 월드컵이 세계적 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데, 미국인들만 등한시하고 있는데 대해 새로운 자극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에선 농구, 야구, 테니스, 골프, 미식 축구가 국민스포츠로 자리잡고, 축구는 관심밖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LA타임스지가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지난 6일 미국-포르투갈전을 시청하지 않았을뿐 아니라 축전도 보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그러나 백인을 제외하고, 히스패닉계, 아시아계, 특히 한국 교민들은 거의 열광적이다. 지난 4일 한국선수들이 뛰던 시간에 뉴욕 플러싱의 서울 플라자에는 1,000여명의 교민들이 몰려 환호성을 올리자, 뉴스데일리등 현지 신문이 취재할 정도였다.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맨해튼의 한 카페에는 유학생 붉은악마 200명이 새벽을 달궜다.
미국 기업들도 2002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 꿈나무 육성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경제주간지 포브스에 따르면 나이키ㆍ버드와이저등 대기업들은 미 축구협회 주관으로 기금을 적립, 어린이 및 청소년 축구 발전을 지원하기로 했다. 유럽등에서는 국가가 직접 나서서 일찍부터 축구재능을 계발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를 기대하기 힘들어 기업이 나서는 것이라고 이 잡지는 설명했다.
축구는 최근 미국에서 다른 스포츠에 비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종목이다. 미국 스포츠용품 제조업협회(SGMA)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축구를 하는 인구는 2000년에 380명으로 지난 10년간 41% 증가했다.
같은 기간중 다른 단체 경기으 참여율이 모두 감소한데 비해 축구 인구만 증가했고, 이에 축구는 미국에서 야구, 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골프에 이어 6대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의 축구 저변인구가 확대되면서 축구용품 판매도 급증, 올해 도매기준 판매액은 90년의 두배가 넘은 2억4,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부응, 전통적으로 농구에 막대한 마케팅 예산을 투입했던 나이키도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올해 전체 마케팅 예산의 40에 해당하는 1억5,500만 달러를 축구 분야에 투입,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94년 미국에서 월드컵이 열렸을 때 예산이 500만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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