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새로운 사령탑에 오른 이윤우(62ㆍ사진) 총괄 대표이사 부회장은 자신이 몸소 해외로 뛰면서 삼성의 글로벌화에 가속도를 낼 방침이다. 또 자신의 경영철학과 삼성전자의 앞으로의 경영전략을 이르면 이달 안에 직접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직후인 지난 16일 밤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서울경제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이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이 부회장이 윤종용 전 부회장에게서 바통을 물려 받은 후 언론과 독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인사 직후인 14일 오후 삼성 전용기편으로 미국 판매법인인 새너제이로 떠나 일본 업체 등과 혈전을 치르고 있는 미국 TV시장 등의 현황을 점검하고 해외 바이어들과 만난 뒤 이날 밤 귀국했다. 이 부회장은 소감을 묻는 첫 질문에 “열심히 하겠다”며 말을 아꼈으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의욕마저 감추지는 않았다. 이 부회장은 우선 글로벌 CEO와의 만남을 확대하는 등 삼성의 글로벌화를 한 단계 끌어올릴 복안을 묻자 “그동안 대외협력담당 부회장을 맡으면서 해외 바이어와 글로벌 CEO들을 많이 만나왔다”며 “더욱(계속) 더 해야죠”라고 말해 글로벌 전략에 박차를 가할 것임을 시사했다.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전자의 사업총괄 사장들의 보직이 대거 바뀐 데 따른 조직운영 방향에 대해 “아직 취임식도 안 했는데…”라며 피해갔다. 그러나 “이른바 ‘살찐 고양이론’ 때문에 직원들의 부담감이 상당하다”는 연이은 질문에 대해 “옛날 얘기인데”라고 언급해 직원들의 긴장과 쇄신을 주문하면서도 특검 이후 흐트러진 조직의 안정에 무게를 둘 것임을 넌지시 내비쳤다. 그는 ‘이번 인사가 이건희 회장과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를 잇는 가교(架橋) 인사이자 세대교체의 첫걸음이라는 해석이 있다’는 질문에는 웃음으로 대신했다. 인사 배경을 둘러싼 억측을 배제함과 동시에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조만간, 이르면 이달 말에 기자들과 직접 만나 (새로운 경영전략이나 철학 등에 대해) 상세하게 얘기할 것”이라고 밝혀 이윤우호(號)의 방향이 머지않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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