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승부사로 통한다. 취임 첫 해인 지난해 창사 이래 첫 감산을 단행할 정도로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그는 '포스코 100년 기업'의 토대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중장기 성장계획을 마련했다. 철강 공급과잉 체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궁즉통(악조건 속에서도 이를 기회로 삼아 반전을 모색하는 것)'의 기술 개발 전략으로 세계 최고, 세계 최초 제품을 개발해야 했다. 수소환원제철법 등 기존 기술이나 제품의 개념을 뛰어넘어 새로운 기능이나 속성을 가지는 '와해성 기술' 개발로 위기를 돌파해 '근원적인 기술 혁신'을 완성시키고 있다. 정 회장은 "창의적 사고를 통해 고객에게 가장 많이 판매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며 "고객에 대한 세밀한 관심을 통해 궁극적으로 고객가치 창출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창조 경영은 특히 치열한 글로벌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포스코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경쟁 수단으로 꼽힌다. 중국과 차별화하고 일본을 넘어설 수 있는 최선의 길이기 때문이다.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이어 세계적 전자업체인 소니에도 철강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소니가 일본 이외의 철강사로부터 LCD(액정표시장치) TV 부품용 전기아연 도금강판을 장기 공급받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 멕시코 등 소니의 전 사업장에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불황에 직면해 포스코는 불황 인식과 극복을 확신하고 올해 국내 6조원에 가까운 선제 투자를 통한 미래 성장 기회를 마련했다. 즉, '위기=신사업 진입 기회'라는 등식을 올 글로벌 경제위기로 불어 닥친 불황을 기회로 만들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출자사를 포함해 비상경영체제 가동과 원가절감 활동 강화로 영업이익은 3조 1,480억원을 달성해 글로벌 철강사보다 높은 11.7%의 영업이익률을 실현했다. 그는 또 지난해 전사적인 비상경영체제 운영을 통해 위기대응 능력을 한층 높였다. 원료ㆍ생산ㆍ판매ㆍ재무 등 전 부문의 관리체계를 일원화하고 월 단위 경영계획 롤링 등 경영관리 주기도 분기에서 월 단위로 단축함으로써 경영스피드를 크게 높였다. 또한 사상 최대 규모인 1조 3,595억원의 원가절감을 통해 불황기에도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체질을 더욱 강화하고, 고객서비스 강화와 해외 신규고객 확보 등 적극적인 시장 개척으로 국내외 시장 기반을 공고히 했다. 정 회장은 이 같은 상황을 한 마디로 요약했다. 그는 "글로벌 불황을 맞아 비상 경영체제를 지속하며, 철강 경기에 따라 상황별로 대처하는 체질을 갖추게 됐으며, 불황 및 높은 원료 가격 속에서도 수익을 내는 고효율 경영 체질로 담금질을 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오는 2012년 국내 조강생산 4,000만톤 체제를 목표로 광양 4고로 개수 등 기존 설비능력 증강과 더불어 올해 준공예정인 포항 신제강공장과 광양 후판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정 회장의 소통 리더십도 안팎의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정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강조한 소통과 신뢰 증진을 위해 직원들과 직접 대면하는 소통채널로 'CEO와의 대화'를 마련, 서울지역 직급별 대표와 참석 희망직원 50명과 함께 자유 토론 및 질의ㆍ응답 시간을 가졌다. 또 정 회장이 만든 장학금 지원단체 '강우회'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도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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