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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통신3강’ 전략 제동
입력2003-08-05 00:00:00
수정
2003.08.05 00:00:00
오현환 기자
LG그룹이 추진해온 하나로통신의 5,000억원 유상증자안이 임시주주총회에서 SK텔레콤과 삼성전자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LG는 통신 3강으로 발돋움하려는 구상이 차질을 빚게됐으며 하나로통신도 자금압박에 따른 경영위기를 맞게 됐다.
하나로통신은 5일 경기도 일산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총에서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전체 참석주식 2억331만주 중 62.0%인 1억2,617만주가 찬성, 특별결의 가결에 필요한 참석주식 3분의2에 미달해 부결됐다고 밝혔다.
또 이날 주총에서는 윤창번(사진)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이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하나로통신 집행부는 당장 필요한 자금조달에 주력하고 새로운 외자유치 방안을 마련해 이사회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로운 외자유치 방안 역시 이사회 통과와 주총 통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상증자안 왜 부결됐나=예상했던 대로 SK텔레콤과 삼성의 반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날 표결에서 투표비율에 따라 자동분배되는 주식을 제외한 실제 반대표는 4,236만표로 SK텔레콤과 삼성의 총 주식수 3,909만표와 큰 차이가 없었다.
양사는 주식발행가격이 너무 낮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지만 이는 표면적인 명분일 뿐 실제로는 LG그룹의 통신사업 진출을 차단하려는 SK텔레콤의 의도와 전자업계 라이벌인 LG를 견제하려는 삼성전자의 의중이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하나로 외자유치 재추진=하나로통신은 주요주주사들과 채권금융회사인 산업은행의 지원으로 연말까지 필요한 3,900억원 중 3,000억원을 조달해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끌 계획이다. 나머지 900억원은 비용절감과 매달 발생하는 영업수익을 통해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하나로통신은 또 새로운 외자유치안을 마련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가 주총에서 부결된 마당에 대안은 외자유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외자유치안은 당초 헐값과 불평등한 조건으로 이사회에서 부결된 점을 고려해 더 개선된 방안을 얻으려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 정상화 가능한가=하나로 정상화는 주주들이 한발씩 양보해 합의안을 마련하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또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LG그룹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주총에서 외자유치안을 부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 외자유치를 추진했다가 실패하면 이번에는 법정관리로 갈 상황을 배제하기도 어렵다. 하나로통신은 당분간은 현재처럼 LGㆍ삼성ㆍSK가 함께 꾸려나가는 공동경영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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