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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순의 눈이야기] 기술발전과 의료환경

최근 의료계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중 10여년 전과 다른 2가지 현상을 꼽는다면 의대생들이 무슨 과목을 선호하고, 대학병원에 남는 것과 개원하는 것 중에 가치관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요즘 의대생들은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등을 가장 인기 있는 과목으로 꼽고 있다. 과거에는 똑똑하고 야심 있는 의대생이라면 당연히 내과나 외과를 지원했지만 이제는 근무강도가 세고 의료사고 위험이 큰 과목은 외면하고 있다. 전문의를 따고 개업했을 때 밤에 응급환자도 없고 자유시간을 누릴 수 있는 편한 과를 선호하다 보니 안과 피부과 성형외과에 대한 관심이 높은 현실론도 작용하는 것 같다. 안과의 경우 시력 교정술의 발달이 인기상승에 한 몫을 했다. 국민소득이 높아져 피부미용이나 성형수술을 할 수 있는 여유가 많아진 것도 성형외과와 피부과 인기가 상승하게 된 요인이다. 그러나 우수한 의사들이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같은 과목을 기피하고 `돈 버는` 곳으로만 몰린다면 먼 장래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마땅하게 내놓을 해답이 없다는 것이 더 큰 고민이다. 대학 교수들이 진정 의학발전을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학생들에게 전수 시키는 일련의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매력을 갖게 해야 한다. 대학에 몸 담고 있는 교수들은 육체ㆍ정신적으로 힘든 데다가 퇴근 후에도 언제 응급상황이 발생할지 몰라 마음 편히 시간을 즐길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전문의를 막 딴 30대 중반 안과 성형외과 피부과 의사들의 수입은 대학에 수십 년간 봉직한 `명의`보다 훨씬 많다. 여기에다 퇴근하면 업무에 대해선 신경 쓸 일 없이 자유롭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골프를 즐길 정도로 여유가 있다. 이런 비교가 너무 극단적인지는 몰라도 대학 교수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한 `명예`대신 `실리`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점차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이런 광풍이 휩쓸면서 근래에는 개업의가 포화상태를 넘어섰다. 여기에다 경제가 너무 어려워지는 바람에 문 닫는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보건당국과 의료계가 의사들의 `easy going` 현상이 의료인력 수급에 문제를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보다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박영순ㆍ윤호병원안과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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