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롯데그룹의 과도한 순환출자를 계기로 "기존 순환출자 금지를 검토할 수 있다"며 대기업 개혁 드라이브에 나섰다. 하지만 기존 순환출자까지 금지하는 안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신규 순환출자만 금지)과 상충되는 부분이어서 여권 내 갈등이 예상된다.
공정위는 5일 공식 입장 자료를 내고 "지난달 31일 롯데그룹 전체 해외 계열사의 주주 현황, 주식보유 현황, 임원 현황 등 자료를 이달 20일까지 제출할 것을 롯데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동일인(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해외 계열사를 통해 국내 계열사를 지배하는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에 해외 계열사 등 전체적인 소유구조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은 동일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허위자료를 제출할 경우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부터 금지된 신규 순환출자가 발생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신고내용이 허위로 드러날 경우 검찰에 고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5일 최고중진연석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6일 공정위와 당정협의를 열어 재벌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책을 논의하겠다"며 "필요하다면 기존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공정거래법을 개정한 지 2년이 지난 만큼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문제를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롯데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심재철 의원은 "다음 면세점 허가 때 롯데의 볼썽사나운 싸움을 반영해야 한다"며 롯데의 면세점사업권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어 심 의원은 "세무조사를 철저히 해 탈루 여부를 밝혀내자"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