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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대책 성공하려면

“또 사교육비 대책이 나온다던데 내용이 어떤 겁니까. 설마 80년대 전두환 정권때 처럼 무조건 과외금지 등 무지막지한 것은 아니겠죠.” 9일 아침 한 사교육업체 임원으로부터 받은 우려 섞인 목소리의 전화 내용이다. 교육부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대책기구를 구성하고 올 연말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하자 사교육업체들은 몸을 바짝 숙이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그러나 교육부 대책을 보면 역시 별 것 아니구나라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하는 의례적인 관례처럼 여러가지를 대책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엔 국민들이 겉으로 보면 그럴 듯하게 보이는 학원강사를 학교 교실로 불러 예ㆍ체능 과외나 입시 과외를 맡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내용도 있지만 정작 고액을 받는 유명강사들이 학교로 들어올지 만무하기 때문이다. 서울 대형학원의 관계자는 “유명 학원 입장에서는 굳이 학교에 들어갈 이유가 없으며, 학생들도 유명강사를 찾아 다니기 때문에 수요가 어느 정도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예ㆍ체능 과외가 학교로 들어온다면 공교육의 안방인 교실마저 사교육에 내주는 것밖에 도지 않는다. 실제 이 같은 방안은 어떤 프로그램과 강사가 들어오느냐는 문제에서부터 방과 후 학교 관리 문제, 학교 교실에서의 사교육, 특히 입시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반발이 예상돼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한 중학교 교사는 “아예 학교를 학원으로 만들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할 정도다. 물론 이렇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전체규모가 22조원(GDP의 5%)에 이를 정도고 부모들이 자녀과외를 위해 파출부 등 부업까지 해야 하는 상황을 간과 하자는 것은 아니다. 현재 시장규모가 4조원대에 이르는 학습지 시장이나 고액 입시과외를 대체하고 있는 인터넷 교육사이트 등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사교육을 억제하는 방법 만으론 사교육 대책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자녀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교육 받을 수 있도록 건전한 사교육은 육성하고 공교육의 보완 수단으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최석영기자(사회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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