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의 진로 인수라는 대형 뉴스 때문에 다소 가려져 있긴 했지만 지난해 국내 위스키 시장에도 거대 기업간의 인수합병이 있었다. 프랑스 업체인 페르노리카가 영국의 얼라이드 도멕을 인수함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도 페르노리카 코리아(PRK)와 진로발렌타인스(JBC)가 통합하게 된 것. 양사가 본격적으로 조직을 통합하면서 대표이사를 겸임하게 된 쟝 크리스토프 쿠튀르(사진ㆍ40) 신임 사장은 지난 15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발렌타인, 임페리얼, 시바스리갈, 로얄 살루트 등 양사의 브랜드들이 가격대나 주요 유통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조직 통합후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낼수 있을 것”이라면서 “빠른 조직 안정화를 통해 위스키 시장 1위를 수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양사는 현재 조직 통합을 마무리중인데 비해 법인 통합은 하이트맥주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문제로 인해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상태. 쿠튀르 사장은 “진로를 인수한 하이트맥주가 진로발렌타인스의 지분을 30%를 갖고 있으나 아직까지 하이트가 진로 인수로 바빠 대화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이트가 경쟁사이긴 하지만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튀르 사장은 프랑스에서 MBA를 마친후 아더 앤더슨 등을 거쳐 96년 페르노리카 본사로 옮겼으며 이후 아시아 부사장을 역임한후 지난해초 페르노리카 코리아 대표로 한국에 부임했다. 그는 간담회 자리에서 폭탄주 10잔까지는 마셔봤으며 그이후로는 장담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는 한국말을 구사하기도 했다. 페르노리카 본사는 얼라이드 도멕을 인수할 당시 미국, 스페인, 멕시코와 함께 한국 시장에서 입지가 강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 정도로 관심이 많아 4~5월 중에 본사 임원진들이 방한할 예정이라고 쿠튀르 사장은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