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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주요 광물 값이 폭락하면서 중소규모 광산기업들이 자금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광산개발은 통상 '고위험 고수익' 사업군으로 분류되는데 투자자들이 광물시장에서 발을 빼 안전자산으로 몰리자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광산기업들이 부도 위기를 겪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지난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시장 혼란→자금경색→광물기업 파산→원자재 생산량 감소'로 이어진 광산업 위기가 올해 재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초기 투자비용이 매우 큰 광산개발 사업의 특성상 자금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광산기업의 '돈맥경화'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세계 광산기업이 올 8월 현재 104억달러를 조달하는 데 그쳤다고 딜로직 통계를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톰슨크릭메탈의 케빈 롱리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은 자금시장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채권을 발행하고 싶어도 투자자들이 원하는 금리를 맞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가도 크게 폭락해 중소 광물기업의 숨통을 죄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토론토증권거래소(TSX)가 중소기업의 주가를 취합해 발표하는 금속광물기업지수는 지난해 2월 이후 50% 가까이 떨어졌다. 주식을 팔아 돈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최후의 수단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는 미란다미네랄홀딩스의 경우 올해 안에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합병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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