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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골프] 전용준 루이까또즈 태진인터내셔널 대표
입력2003-06-22 00:00:00
수정
2003.06.22 00:00:00
박태준 기자
나는 꽤 오래 전에 골프를 시작했다. 미국 유학 시절이던 지난 78년 1학점짜리 골프 강의를 신청해 처음 골프채를 잡았던 것이다. 슬라이스가 많이 나서 C학점으로 끝났지만 어쨌든 20년이 넘는 구력임에는 틀림없다.
지금 핸디캡은 11~12 정도 되는 것 같다. 20년 넘는 구력에 비춰볼 때 약간 게으르거나 소질이 대단하지 못한 평균적인 골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가끔 놀라운 스코어(베스트 스코어 74타)를 기록할 때는 나도 가능성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90을 넘기는 날은 역시 평범한 골퍼로서의 한계를 느끼곤 한다.
한 가지 골프가 가르쳐주는 암시가 있다. 그것은 스코어가 아주 좋은 날을 되돌아보면 그날의 몸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 당시 내가 심리적으로 매우 안정돼 있었고 침착한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는 공통된 부분이 있더라는 것이다.
특히 기억 나는 게임이 있다. 어느날 핸디캡이 5~6 정도 되는 `강적` 친구들과 게임을 하게 됐는데 그것도 가장 긴 백티에서 플레이를 하니 세컨 샷은 보통 170~200야드가 남게 됐다. 그들은 130~150야드가 남으니 나로서는 버거운 게임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결과는 내가 78타, 다른 친구들은 모두 80대 초반을 쳤다.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었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웃으면서 침착하게 게임을 한 것이 좋은 스코어를 낸 원인인 것 같았다.
골프에서는 그날의 컨디션, 평소의 연습량, 집중력 등 많은 요인이 스코어를 결정하겠지만 나는 감히 제1의 요인을 `편안한 마음`으로 꼽고 싶다. 오늘은 꼭 몇 타를 쳐야겠다는 마음보다는 하루를 편안하고 여유롭게 즐기고 간다는 마음으로 게임에 임한 날 더 좋은 스코어를 남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모든 골퍼들의 마음에 즐겁고 행복하게 즐기는 여유가 늘 자리하길 기원한다.
<박태준기자 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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