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녀석들은 탐색이고 뭐고가 없어요. 무조건 후다닥 붙고 봐요. 한번도 계가까지 가본 일이 없어요.” 해설 담당 강훈이 하는 말이다. 실제로 구리와 최철한은 아직 한번도 계가바둑을 만든 일이 없다. 구리가 3승 2패인데 그 다섯판이 모두 불계였다. 이 판도 서반 격돌이다. 흑17에 백이 18로 일단 물러선 것까지는 최선이었다. 이 수로 참고도1의 백1에 받으면 흑2의 이단젖힘이 통렬하다. 결국 흑6까지의 절충이 이루어질 것인데 백의 형태가 이지러진 형상이다. 가차없이 19로 끼워넣는 구리. 이건 좀 심하지 않으냐는 듯 최철한은 20으로 반발했고…. 삽시간에 29까지가 두어졌다. 외길 수순이나 다름없다. 여기서 최철한은 30으로 끊어 새로운 난전을 유도했다. 백38까지의 진행 역시 외길 수순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기세는 좋은데 실속이 너무 없다. 백이 어디선가 잘못 둔 것 같다.” 사이버오로 해설실의 강훈9단은 백38까지의 진행을 백의 불만으로 진단했다. 좌상귀의 백이 미생이므로 한 수 보강해야 하는데 좌변의 백이 너무 엉성해 보인다는 얘기였다. 나중에 해설실에 들어온 루이9단과 서봉수9단이 수순을 검토하더니 백20을 과수로 지목했다. 참고도2의 백1로 몰았어야 했다는 것. 그것이면 귀의 수상전은 흑20까지로 백의 선수빅인데 백이 21로 육박하여 도리어 백의 호조라는 분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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