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등 할인점 공세 맞서 파격변신 성공<br>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빅3' 로 우뚝<br>외국계 "한국만의 특성 간과해 고전했다"
| 국내에 할인점이 들어선 지 10년 남짓 만에 할인점 매장은 '강산이 변할' 정도로 변신했다. 지난 93년 11월 오픈한 국내 1호 할인점 이마트 창동점(작은 사진)은 외국식 창고형 할인점을 그대로 답습해 매장 안에 재고가 쌓여 있고 상품도 일렬로 전시돼 있다. 반면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마트 75호점 죽전점은 매대 위 재고가 사라졌고 쇼핑공간도 훨씬 넓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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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 할인점이 들어선 지 10년 남짓 만에 할인점 매장은 '강산이 변할' 정도로 변신했다. 지난 93년 11월 오픈한 국내 1호 할인점 이마트 창동점(작은 사진)은 외국식 창고형 할인점을 그대로 답습해 매장 안에 재고가 쌓여 있고 상품도 일렬로 전시돼 있다. 반면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마트 75호점 죽전점은 매대 위 재고가 사라졌고 쇼핑공간도 훨씬 넓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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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 할인점이 들어선 지 10년 남짓 만에 할인점 매장은 '강산이 변할' 정도로 변신했다. 지난 93년 11월 오픈한 국내 1호 할인점 이마트 창동점(작은 사진)은 외국식 창고형 할인점을 그대로 답습해 매장 안에 재고가 쌓여 있고 상품도 일렬로 전시돼 있다. 반면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마트 75호점 죽전점은 매대 위 재고가 사라졌고 쇼핑공간도 훨씬 넓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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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시장 개방 10년] 과거 10년, 도전과 응전
외국공룡 물리친 '토종의 힘'월마트등 할인점 공세 맞서 파격변신 성공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빅3' 로 우뚝외국계 "한국만의 특성 간과해 고전했다"
김민형 기자 kmh204@sed.co.kr
국내에 할인점이 들어선 지 10년 남짓 만에 할인점 매장은 '강산이 변할' 정도로 변신했다. 지난 93년 11월 오픈한 국내 1호 할인점 이마트 창동점(작은 사진)은 외국식 창고형 할인점을 그대로 답습해 매장 안에 재고가 쌓여 있고 상품도 일렬로 전시돼 있다. 반면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마트 75호점 죽전점은 매대 위 재고가 사라졌고 쇼핑공간도 훨씬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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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점 매장 10년간 어떻게 바뀌었나
올해로 한국 유통시장이 전면 개방된 지 10년. 국내 유통시장은 지난 95년 개방 이후 다국적 기업들의 집중 포화를 받으며 파격적인 변신을 해왔다. 할인점ㆍ홈쇼핑ㆍ인터넷쇼핑몰 등 새로운 유통업태들이 등장했다.
최근에는 국내 유통업체들이 해외시장으로 본격 진출하면서 중국 등 국제 무대에서도 ‘메이드 인 코리아’ 유통업이 선전하고 있다. 유통시장 개방 10년, 그 발자취를 짚어보고 앞으로 10년, 우리 유통산업이 가야 할 길을 전망해본다.
‘글로벌 유통공룡 한국 상륙’ ‘미국 월마트 한국 대공습’
98년 7월. 세계 최대 글로벌 유통기업인 월마트의 국내시장 상륙을 알리던 당시 신문들의 제목들이다. 당시 국내 유통업계의 위기감과 두려움이 그대로 전해진다. 8년이 지난 2006년. 현재 언론이 주목하는 할인점 ‘빅3’는 이마트ㆍ홈플러스ㆍ롯데마트 등 토종 회사들이다. 이제 월마트ㆍ까르푸 등 다국적 유통기업들은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군소 할인점으로 취급되고 있다.
개방 이후 10년간 국내 유통시장은 ‘도전과 응전’의 시기였다.
새로운 유통업을 필요로 하던 시기에 거대한 다국적 유통기업이 도전했고 토종 유통업계는 이에 대응하며 진화했다. 대한민국 유통시장 초토화를 꿈꾸며 한반도에 상륙했던 다국적 유통기업들은 10년 남짓한 짧은 기간에 토종업계에 밀려 패배의 쓴 잔을 마셨고 백화점ㆍ재래시장ㆍ슈퍼마켓으로 대표되던 국내 유통시장은 할인점 중심으로 재편됐다.
국내에 처음으로 할인점이 등장한 것은 유통시장 개방보다 2년 빠른 93년. 90년대 초반에 접어들면서 백화점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자 국내 유통업체들은 새로운 동력을 찾기 시작했다. 할인점 시장의 성장성을 가장 먼저 간파한 것은 신세계. 신세계는 93년 11월 서울 창동에 1,300평 규모의 국내 최초 할인점 ‘이마트’를 오픈했다. 뒤이어 95년 하나로클럽ㆍ킴스클럽ㆍ그랜드마트ㆍ메가마트, 96년 LG마트(현재 GS마트)도 할인점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할인점에서 싸게 팔면 그만큼 제조업체의 마진이 떨어지기 때문.
“1등 브랜드의 라면을 공급받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제조업체가 거부해 결국 2ㆍ3위 브랜드 라면만 판매했었습니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할인점 도입 초기에는 제조업체들에 납품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이마트 1호점 오픈을 담당했던 정오묵 이마트 판매본부장의 회고다.
외국계 할인점의 ‘도전’은 유통시장 개방 이듬해인 96년부터 본격화됐다. 96년 네덜란드계 ‘마크로’, 프랑스계 ‘까르푸’ 등이 잇따라 국내시장에 들어왔다. 다국적 유통기업의 국내 상륙이 본격화되던 때 우리나라는 환란을 맞는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였다. 갑작스런 경제적 충격으로 소비자들은 본격적으로 싼 제품을 찾기 시작했고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할인점 돌풍이 불기 시작했다.
국내 상황을 감지한 월마트는 98년 7월 마크로를 전격 인수하면서 한국시장에 상륙했다. 월마트는 한달 만인 그 해 8월에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이른바 ‘크레이지 세일’을 시작하면서 국내 할인점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월마트의 ‘도전’에 ‘응전’한 기업은 토종 선두 할인점 이마트. 당시 월마트와 이마트는 3차에 걸친 ‘가격전쟁’을 치르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월마트는 협력업체에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기존 방식으로 가격공세를 취했고 이마트는 납품가격 인하 대신 자사의 이익을 줄여 맞섰다. 결국 월마트의 납품단가 인하 요구를 제조업체들이 거부하고 납품중단을 선언하면서 ‘다국적 대 토종의 대결’은 이마트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한 외국계 할인점의 임원은 “다국적 유통기업들이 한국시장에서 부진한 것은 소비자ㆍ제조업체ㆍ물류 등에 걸쳐 형성돼 있는 한국만의 특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변하는 한국시장에서 의사결정이 상대적으로 느릴 수밖에 없는 외국 기업들은 고전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6/01/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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