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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접속고시 개정안 무선통신사 왜 반발하나

◎“탁상행정 희생양 될순 없다”/정통부 시내전화료 인상 상쇄책인듯/결정과정서 해당업체들 소외도 한몫무선통신업체들이 정부의 상호접속고시 개정안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은 무엇보다 수익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업계는 『그냥 감소하는 정도가 아니라 기존업체들은 연간 이익을 거의 포기하고, 신규업체인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들은 사업자체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업계는 『행정소송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처하겠다』고 맞서 적잖은 파문이 예상된다. 이 개정안은 내년 1월부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정통부가 마련해 통신위원회에 제출한 무선통신업체들의 기지국 감가상각비를 원가산정에서 빼기로 한 점, 그리고 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인 무선통신업체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정부, 한국통신 등 유선업체와 SK텔레콤, 신세기통신, LG텔레콤, 한솔PCS 등 무선통신 업체들의 이해가 얽혀 있고, 궁극적으로는 이용자들의 요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정부와 관련업체간에 상당한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무선 통신업체들은 상호망을 빌려 주는데 대신 상대업체로부터 통신선로의 원가만큼 접속료라는 이름으로 받고 있다. 따라서 원가가 낮아지면 그만큼 접속료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무선업체들의 반발은 무선업체들의 전체 사업투자금액중 70∼80%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인 기지국 설치비용에서 감가상각비를 제외시키기로 한 것. 기지국의 감가상각비를 빼고 계산하면 원가가 크게 낮아져 무선업체들은 유선업체로부터 받는 접속료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는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SK텔레콤은 이 제도가 도입되면 지난해 순이익(1천9백50억원)이 고스란히 사라지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PCS업체들은 이런 변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기 투자계획과 영업계획을 수립, 사업전략의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무선통신 업체들은 정부가 기지국의 감가상각비를 원가산정에서 공제하지 않고 당초 계획대로 시행할 경우에도 수입이 줄어들게 돼 있다. 정부는 개정안에서 유·무선간의 통화시 통화 요금을 받는 주체를 현행과는 정반대로 하고 있다. 즉 유선전화로 핸드폰가입자에게 통화를 할 경우 현재는 통화 요금(분당 1백68원, 017의 경우 1백44원)을 무선업체가 갖고, 대신 유선망 사용에 대한 원가(약 27원)를 한국통신에 줘왔다. 그런데 이것이 반대가 된 것. 따라서 무선업체들은 분당 1백41∼1백17원의 수입이 줄어들고, 반대로 핸드폰으로 유선가입자에게 전화를 걸 경우 반대가 돼 서로 상쇄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유선전화로 핸드폰에 통화하는 것이 핸드폰으로 유선전화에 통화를 하는 경우보다 20% 가량 더 많아 무선업체들은 최소 20%의 수입감소가 불가피하다. 이 문제는 올해 초부터 정부와 업체간의 오랜 협상 끝에 업체들이 정부안을 수용, 합의를 본 상태다. 그런데 이번에 느닷없이 정부가 추가로 무선기지국의 감가상각비를 원가에서 빼는 안을 개정안에 삽입, 무선업체들의 반발이 더 거세지게 된 것이다. 통신업체들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방안이 논리적 타당성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무선기지국과 한국통신의 가입자 선로를 「가입자와 교환기를 연결시켜 주는 동일한 기능」으로 본 정통부의 해석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가입자선로는 특정 가입자와 1대 1로 고정돼 있지만 기지국은 수십만의 이동 전화와 불특정하게 연결돼 있어 동일하게 비교할 수 없으며, 따라서 감가상각비를 원가에서 공제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PCS업체들은 아직 사업을 시작하지 않아 통신망 원가산정에서 SK텔레콤의 원가(대표원가)를 적용받게 돼 휴대폰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불리, 이래저래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무선통신 업체들은 정통부의 이번 정책에 대해 통신요금 인하라는 정치적 필요성을 앞세워 업체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무선통신 업체들은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좀처럼 원만한 해결이 어려운 접속료 문제를 지난 4월 업체대표들과 정통부관계자들로 구성된 대책반에서 어렵사리 합의안을 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정통부가 갑자기 새로운 정책을 추가해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은 시내전화 인상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무선업체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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