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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총재회담] 조기성사 멀어진다

여야 총재회담의 조기 성사가 물건너 갔나.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정치적 계산과 당내 사정으로 여야 총재회담이 상당기간 늦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여야 총재회담은 3·30 재보선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여야 총재회담의 경우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수용입장을 밝혔을 때만 해도 조만간 성사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최근 여야분위기를 보면 총재회담이 이미 물건너 갔다는 얘기까지 나돌고있다. 국민회의도 외형상 총재회담을 원하는 것처럼 보이고있으나 실상을 보면 그렇치만은 않다. 총재회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청와대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이 지난 8일『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데 이어 국민회의 정균환(鄭均桓)총장도 10일 『시기와 의제와 관계없이 야당과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한나라당 李총재도 최근『실질적 회담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 함을 역설, 여야 모두가 기세싸움을 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여야가 서로 앞다투어 밀리지 않겠다는 샅바싸움을 하고있다. 따라서 여야 총재회담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재보선 관계로 다음달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재보선 선거운동기간이 내주초부터 시작돼 운동기간중 총재회담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야가 정국복원에 대한 의지가 강해 총재회담이 내주초에 전격적으로 열릴 가능성도 없지않다. 李총재가 9일 울산당원단합대회에서 가는 곳마다 여권의 인위적 정계개편 의도를 비난하고 여야총재회담 성사 등 정국정상화를 위한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한 것은 좋은 예다. 여야가 이처럼 총재회담에 소극적인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서로 「대좌」목적이 다른데 큰 원인이 있다. 여당은 올 6월까지 정치개혁입법 완료에 한나라당의 동의나 협조를 이끌어내야할 형편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세풍·총풍사건과 정치인 사정 등을 통한 정계개편 등 야당의 앞길을 가로막았던 일련의 과거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한나라당 서상목 의원 문제, 국세청 불법모금사건으로 구속된 李총재의 동생 회성씨 문제는 어떤식으로던지 해결해야 한다는게 회담당사자인 李총재의 의지다. 또 겉으로는 당내 비주류의 등살에 못이겨 이들이 주장하는 총풍 고문 조작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검사제 도입, 국회 529호실사건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사항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徐의원 처리문제 등에 비교하면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분위기여서 이들 비주류의 대응이 주목된다. 실제 비주류들은 10일 국회가 다시 문을 연데 대해 『또다시 徐의원을 위한 방탄국회』라며 비난했다. 한나라당의 당내 4월 쿠데타설이란 3·30 재보선에서 좋지않은 결과가 나오면 李총재를 흔들겠다는 비주류들의 묵시적인 거사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반창」(反昌)의 길을 걸어왔던 김윤환 전부총재가 최근 대구·경북의원들의 화해제스처에 힘입어 반기에서 관망쪽으로 돌아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李총재가 9일 40여일만에 당의 아성이자 여권의 동진정책으로 흔들리고 있는 영남지역의 한축인 울산을 방문, 당내분을 희석시키려고 하는 것은 이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동시에 울산상공회의소와 LG화학도 차례로 방문, 실업대책·빅딜 등 정부의 경제정책의 문제점을 지적, 지역 애로상황을 청취한 것은 李총재의 강성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것으로 짐작된다. 따라서 여야 총재회담은 이같은 당내외 여러여건을 감안할 때 조기에 성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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