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매각 작업이 본격화된 올초부터 론스타는 연일 쏟아지는 언론보도에도 불구하고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은채 '함구'로 일관했다. 조기 매각설은 물론 국세청 세무조사, 검찰 수사 등에 대해서도 전혀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일부 언론보도가 오보로 밝혀진 이후에도 이에 대한논평을 거부했다. 쇼트 부회장은 16일 연합뉴스 금융부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론스타의 입장을 언론에 밝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확인할 정도였다. 그는 "이번 사안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8년전 일본의 모언론과 인터뷰를 가진 이후 언론 접촉은 처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던 론스타가 이례적으로 입장 표명에 나선 것은최근의 '먹튀' 논란이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에 달하면서 외환은행 매각 작업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 해명 필요성을 스스로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치권에서 해묵은 의혹을 제기하며 매각작업에 발목을 잡고 있는데 대해 간접적으로 불만을 제기함과 동시에 외국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정서도 돌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 이후 부과된 추징금 1천400억원에 대해서도 이견을 공식적으로 확인함으로써 협상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 외환銀 매각 임박…범죄자 취급 '억울하다'
론스타의 2인자인 쇼트 부회장의 방한은 무엇보다 외환은행 매각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쇼트 부회장은 구체적인 방한 목적과 일정을 밝히지 않았으나 "외환은행 매각작업과 관련된 일"이라고 밝혀 국민은행, 하나지주, DBS 등 인수후보측 및 금융당국관계자들과 만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외환은행이 2005회계연도에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카드부문도 정상화됨에 따라 지분매각 제한(lock-up)과 무관하게 이제 매각 시점이 됐다고 판단했다"며 외부 상황에 따라 매각을 늦출 의향은 없음을 확인했다. 아울러 론스타는 최근 한국내에서 먹튀라는 인식이 고착되면서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는데 대해서도 해명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쇼트 부회장은 "지난 2003년에는 정부 당국도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리스크를 지려하지 않았는데 론스타가 인수해 정상화시켰다"며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검찰 수사나 감사원 감사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고조되고 있는 외국자본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향후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투자는 경제적인 사안일 뿐"이라는 원칙론을 밝혔으나 다소 찡그린 표정을 지어 내심 불만이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특히 "다른 여러나라에 투자하고 있지만 형사적인 혐의를 받는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며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이밖에 지난해 론스타코리아 전 사장인 스티븐 리의 조세포탈 사건에 대해 "그 문제를 론스타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억울하다. 우리도 피해자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 "`먹튀' 아니다" 강변…재투자 위한 이미지 개선 시도
론스타가 이례적으로 언론과 접촉을 갖고 국민적 오해 해소에 나선 것은 부정적 국민 여론을 완화시켜 재투자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이 론스타 설립이후 최대 투자처이면서 수익률도 지금까지의 평균보다 높기는 하나, 외환은행외에도 한국시장에서 `먹을 것'이 많이 남아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쇼트 부회장은 "적당한 시기라 외환은행을 파는 것일뿐, 한국을 나가겠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며 "`기회투자자'로서 외환은행 경우와 같이 매수자가 없는 기관의 인수 기회를 찾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론스타는 지난해 한국리스여신과 새한미디어, 청구 등 매각 입찰에 참가해최고 가격을 제시하며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으나, 국민적 반감 등으로 인수에 실패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론스타가 한국에 공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도 장기 투자를 위한 이미지 개선노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극동건설 등 기존 투자분 회수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