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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1년] 외국계 컨설팅업체 변신전도사 급부상

컨설팅업체들, 특히 외국계 컨설팅업체들은 한국 경제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하자 「난파선」처럼 방향감각을 잃고 허둥댔던 우리 기업들을 회생시키는 작업에 적극 개입했다.인수합병, 외자유치, 계열사 매각, 자산부채 실사, 경영진단, 경영혁신, 미래 사업전략 수립 등 기업 구조조정의 전반에 참여해 소위 글로벌 스탠더드(세계 표준)를 국내 기업에 접목하고 21세기 발전전략을 제시했다. 경제위기이후 한국경제를 진단하고 위기의 원인과 탈출방안을 제시한 매킨지의 「한국경제 보고서」는 한때 6만부나 팔려나가면서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종합 1위자리를 차지하기까지 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장관 지시에 따라 1급 이상 공무원들이 이 책을 의무적으로 읽어야 했고 당시 곳곳에서 열리던 최고경영자 세미나나 토론회에서는 이 책의 내용이 수시로 인용되는 선풍을 일으켰다. 은행·증권·보험감독위원회를 금융감독원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던 금융감독위원회는 자문업무를 매킨지에 의뢰했으며 산하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장종현(張鍾賢) 부즈앨런&해밀턴 서울사무소 사장과 이재형(李在亨) 앤더슨컨설팅 서울사무소 사장을 참여시켰다. 조흥·하나·외환·주택·상업·한일·제일·보람은행들 역시 회생방안을 찾기 위해 앞다퉈 컨설팅업체를 찾은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현재 정보통신부 기획예산위원회는 17개 중앙 전 부처와 4개 지방자치단체를 9개분야로 나눠 컨설팅사로부터 경영진단을 받고 있다. 컨설팅업체의 역할은 제게에도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재계의 뜨거운 현안이었던 기아자동차 처리와 관련된 국제입찰은 앤더슨컨설팅이 맡고 있으며 구조조정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두산·효성 등 많은 대기업들도 매킨지 등에 작업을 위뢰해놓은 상태. 일부 기업은 외국 컨설팅업체의 컨설턴트를 사외이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재계의 본산」인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정부의 대기업 지배 및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쇄기를 박기 위해 보스톤컨설팅그룹(BCG)에 반박논리를 개발해주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진통을 겪고 있는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반도체부문 통합과 관련 미국의 컨설팅사인 아서 D. 리틀사가 통합회사의 경영주체를 결정하기 위해 평가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부·금융기관·기업 어디라 할 것 없이 너도나도 컨설팅업체, 특히 외국계 컨설팅업체에 「구원의 손길」을 뻗친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정인철(鄭仁澈) 모니터컴퍼니 이사는 『외국계 컨설팅사가 100여년의 역사에서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많은 지적 자산을 가지고 있는데다 우수한 인력을 확보, 전문성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 구조조정을 객관적으로 입증받고 최고경영자를 설득하거나 조직원의 개혁의지를 부추길 수 있는 것도 외국계 컨설팅업체를 선호하는 이유다. 그러나 외국계 컨설팅업체로부터 서비스를 받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많았다. 정부·금융기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컨설팅을 받으면서 외국계 컨설팅사가 선진국에서 이미 한물 간 것으로 평가받은 컨설팅기법을 가지고 들어와 건당 대략 20억~50억원라는 고액의 용역비를 챙겨간데 대해 부실 컨설팅과 외화낭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해외 컨설팅업체에 무려 1,500억원의 수업료를 지불했기 때문이다. 특히 컨설팅과정에서 우리나라 정부·금융기관·기업의 실상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한 외국계 컨설팅업체를 통해 중요 국가·산업기밀들이 해외에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구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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