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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걸음질 치는 '경제자유'

이에따라 「국민의 정부」는 출범후 사회 각 부문에 걸쳐 개혁에 착수하면서 특히 정부 부문의 규제완화 내지 철폐에 전력을 쏟아 왔다. 그럼에도 개선된 흔적이라고는 별로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우리가 느끼는 강도가 이러할진 데 외국인들은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미국의 유명한 헤리티지 재단과 월 스트리트 저널이 공동으로 매년 세계각국을 대상으로 조사, 순위를 발표하는 「경제적 자유지수」(ECONOMIC FREEDOM INDEX)라는 것이 있다. EFI는 각 나라의 경제간섭·재산권규제·외국인투자·통화정책·무역정책 등 10개 항목에 걸처 점수를 매긴다. 점수는 1점이 가장 자유로운 국가며 5점이 가장 억압받는 국가다. 이번 「2000년 EFI」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대상 161개국 가운데 2.40점으로 3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2.20점으로 국가순위 28위(전체 160개 국가)에 랭크됐으나 올해는 5단계나 더 떨어진 것이다. 지난 94년 이 지수가 발표된 이래 가장 높은 점수로, 그만큼 경제적 자유가 후퇴하고 있다는 반증(反證)이다. 「2000년 EFI」1위는 홍콩으로 지난해와 같은 점수(1.30)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싱가포르, 3위는 뉴질랜드, 4위는 미국·룩셈부르크·바레인 등의 순이다. 최하위는 5.0점을 받은 북한으로 지난해에 이어 단골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다. 이밖에 아시아 태평양지역 국가 가운데는 타이완(11위·2.00), 일본(19위·2.15) 등이 우리보다 상위에 올라 있으며 중국은 100위(3.40)로 지난해의 116위(3.60)에서 16단계나 껑충 뛰었다. 이번 조사의 두드러진 특징은 북미와 유럽국가들이 거의 상위권에 올라 있으며 아시국가들 중 영·미식 자본주의 모델을 택하고 있는 나라들이 10위권에 진입해 있다는 사실이다. 음미해 볼 만한 대목이다. 마침 경총은 국내 100대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기업의 구조조정과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1%가 과도한 정부개입에 따른 자율성 침해를 문제로 삼고 있다. 물론 기업들의 선단식·방만한 경영에 대한 정부의 불용(不容)의지라는 측면도 있지만 한번 뒤집어서도 생각해 볼 일이다. 지금은 「작은 정부」가 시대의 추세다. 규제를 최소화하는 것이 글로벌 경영에도 맞다. 경제적 자유가 뒷걸음질 처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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