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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호 <주>거산 인더스트리 사장(창업스토리)
입력1996-12-24 00:00:00
수정
1996.12.24 00:00:00
박동석 기자
◎부도 정수기사업 수출로 재기/91년 부도로 채권자들에 칼고문 등 수난/자연여과식 방법 채택 세계시장서 인기/올 4월 다시 내수 공략 내년 매출 500억『물은 나의 평생 화두이다. 정수기사업을 포기하면 나의 생은 그야말로 무의미해질 수 밖에 없다.』
지난 83년부터 자연여과식 정수기를 개발해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던 김길호 (주)거산인더스트리 사장은 91년 두 갈래의 갈림길 한 가운데 서있었다.
김사장은 부도를 맞고 회사를 창업한 이래 최대의 위기상황으로 몰렸있었던 것이다.
삼성전자의 주문자상표부착방식생산(OEM)공급업체로 지정되어 자금을 끌어들여 생산설비를 대폭 확충했으나, 삼성전자가 두 번의 납품만을 받아주고 느닷없이 공급을 중단시켰기 때문이었다.
기업가로서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인 부도를 맞고 김사장은 엄청난 고초를 겪었다. 그 고통은 처절할 정도였다. 채권자들에게 산속으로 납치되어 칼고문을 당하기도 했으며, 장남인데도 추석명절때 차례를 못 지내고 도피생활도 해야 했다.
김사장이 결정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였다. 사업을 다시 일으키느냐 이전의 직장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로 돌아가 편하게 지내느냐.
그동안 겪은 정신적, 물질적 고통을 생각하면 KAIST로 돌아가 미사일개발연구팀의 연구원생활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맘이 굴뚝같이 생겨났다.
그러나 그는 정수기를 다시 택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었다. 김사장은 운좋게 자금을 책임지겠다는 사업가를 만나 정수기개발 판매에 다시 뛰어들었다. 직원들도 월급을 3개월씩이나 못 받고도 사장이 택한 길을 같이 가겠다며 김사장을 응시했다.
『직원들의 눈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엄청난 에너지가 다시 솟구쳐 오름을 느낄 수 있었죠』
김사장은 이후 내수를 완전히 끊어버리고 수출에만 전념했다. 그는 무서운 집념으로 오뚝이같이 일어섰다. 지난 91년에 1백50만달러에 그치던 수출이 이듬해 3백만달러로 2배로 늘었고 93년에는 5백만달러로 급증했다.
94년에는 다시 2배가 늘어 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김사장은 절망을 딛고 거산을 국내 최대의 정수기수출업체로 우뚝 세워놓았다.
그는 원래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대덕 KAIST에서 미사일개발연구팀에서 일하던 평범한 연구원이었다.
김사장이 사표를 내고 정수기 개발을 시작할 때인 지난 82년만해도 주변에서는 그를 미친사람으로 취급했다.
그는 자료를 수집하고 소재를 구해 직접 자연여과식 정수기를 개발했다.
역삼투압정수기가 국내 정수기시장을 휩쓸기 전인 90년까지만 해도 거산은 대표적 정수기업체로 알려져있었다. 그러나 김사장이 수출에만 매달리면서 거산의 이름은 소비자들의 관심밖으로 밀려났다.
김사장은 그러나 올해 4월 내수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최근에는 다단계판매법인을 별도로 설립하고 유통망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물은 원래 좋은 물입니다. 신토불이라는 말도 있지만 오염때문에 그런 것이지 우리나라 물은 광물함량, 알칼리도면에서 다른 나라물보다 뛰어납니다』
미사일박사에서 물박사로 변신한 김사장의 주장이다. 그가 자연여과식 정수기를 고집하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다.
정수기제조를 담당하는 경기도 광주의 (주)거산인더스트리는 다단계판매법인 코스웨이, 무역을 전담하고 있는 (주)코산, 광물자원개발업체인 (주)거산자원개발등 3개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했다.
김사장은 올해 매출이 1백억원을 조금 넘을 것 같다며 내년에는 내수가 본격화되고 광물사업도 전개하기 때문에 5백억원의 매출은 거뜬히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사장은 내년 우리물 바로 알고 바로 마시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자연여과식 정수기를 알리는 데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박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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