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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른발 내밀기에 또 당했다

'스케이트 날 하나 차이의 악령이 링크를 떠돈다' 쇼트트랙 여자 단거리 500m의 승리를 자신했던 중국이 막판 최은경(21.한체대)의 '오른발 내밀기'로 불의의 일격을 당하자 과거의 악몽을 떠올리며 진저리를 쳤다. 중국은 20일 밤(한국시간) 인스브루크 올림피아월드에서 열린 제22회 동계유니버시아드 쇼트트랙 여자 500m에서 단거리의 '간판' 주밀레가 결승선 직전까지 1위를달리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부동의 '에이스'인 최은경의 오른발 내밀기에 허무하게무너져 내렸다. 레이스 내내 선두를 지켜 승리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던 주밀레는 결승선을 통과한 후 손을 치켜들며 기뻐했지만 전광판에 1위 골인자로 최은경의 이름이 뜨자낯빛이 하얗게 변했다. 힘껏 오른발을 내밀긴 했지만 우승 사실은 알아차리지 못한 채 허리에 손을 올리고 숨을 고르던 최은경도 코치석에 있던 박세우 감독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금메달을 딴 것을 알았을 정도로 승부는 불과 스케이트날 4분의 1 차이에 해당하는 0.009초 사이에 갈렸다. 중국이 한국의 오른발 내밀기에 말려 통한의 눈물을 흘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아니다. 지난 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 당시 중국의 간판 리쟈준에게 줄곧 끌려가던 김동성은 남자 1,000m에서 결승선 1m 앞에서 오른발을 쭉 뻗어 불과 0.053초 차이로 리쟈준을 침몰시키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이 금메달로 이전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김기훈에 이어 이 종목 3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중국은 같은 대회 여자 1,000m에서도 당시의 간판 선수였던 양양S가 결승선 3m까지 앞서다 뒤따라 오던 전이경이 몸을 던지며 내민 오른발에 0.57초 차로 다시 한번 통한의 눈물을 흘렸었다. 이런 중국은 7년 뒤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 되자, 그것도 불과 1천분의 몇 초 차이로 악몽이 되살아나자 망연하실하는 표정. 하지만 마음을 졸이고 응원하던 한국의 입장에서는 최은경의 0.009초차의 승리야말로 '스케이트날 하나 차'의 승부 중 백미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인스브루크=연합뉴스) 현윤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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