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요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 확대로 최대 17조원에 이르는 자금이 증시에 들어올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간 외국인의 손에 수급이 좌우됐던 국내 주식시장이 연기금 투입을 계기로 변동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 국민연금ㆍ공무원연금ㆍ사학연금 등 3개 기금의 주식투자 한도액을 기존 투자액의 재투자(리볼빙)를 포함, 최대 17조2,6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올해 한도액인 6조5,802억원에 비해 2.6배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리볼빙 금액을 제외하고 내년 연기금 주식투자 한도액이 전부 집행될 경우 12조1,602억원의 자금이 신규로 주식시장에 투입된다. 올해 말까지 3대 기금이 주식에 투자한 누계액은 약 16조841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자금이 최대로 집행될 경우 내년 말 연기금을 통해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누적액은 28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기금별로는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한도액이 내년에 15조7,500억원으로 올해의 5조8,000억원에 비해 2.7배가량 늘어난다. 이 기금은 국내 11조원, 해외 4조7,500억원으로 한도를 나눠 투자될 예정이다. 사학연금의 주식투자액 한도는 내년에 9,600억원으로 올해의 4,137억원보다 2.3배 늘어난다. 아울러 공무원연금은 내년에 5,500억원으로 올해의 3,665억원보다 15배 증가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기금 투자로 뭉칫돈이 증시에 공급되면서 그간 외국인ㆍ기관ㆍ개인투자자의 손에 한정됐던 증시 수급상황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기금의 주식투자는 주식수요 기반을 늘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대형 가치주 및 저평가주 위주로 장기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 주식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