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사진) 대우조선해양 사장 내정자가 자신의 취임을 반대하는 노동조합을 달래고자 STX조선해양과의 합병 등 노조의 우려가 발생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서면 약속을 했다. 노조는 반대의 목소리를 바로 접었다.
하지만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취임도 하기 전에 '서면'으로 한 것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달 29일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에서 정 사장 내정자를 만나 △STX조선과의 인수합병 △인적 구조조정 △정치권 낙하산 인사 선임 △외부 인사 영입 △매각만을 위한 회사 개편 등 노조가 반대하는 7개 사항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사가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다고 4일 밝혔다. 현시한 대우조선 노조위원장은 "정 내정자의 확답을 서면으로 받은 만큼 사장 선임에 동의한다"며 기존 반대 입장을 철회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정 내정자가 선임 당시 외부 인사(STX조선해양 사장)라는 이유로 반대했다. 그러나 대우조선 출신으로 2001~2006년 사장까지 지냈던 인사를 무조건 외부인사로 규정하는데 한계가 있었고 지난달 8일 정 내정자가 노조와의 비공식 회동에서 '노조가 걱정하는 일은 없다'고 구두 약속을 하자 사실상 찬성으로 돌아섰다. 이번 합의는 지난 구두 약속을 서면에 옮긴 것이다.
다만 대주주 산업은행의 부름을 받은 정 내정자의 약속이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조선업 불황을 이겨내려면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치가 불가피하고 산업은행은 궁극적으로 대우조선 매각이 목표인 만큼 노사 간 갈등이 언제든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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