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국내에서 바이오산업은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1980년대 우리나라가 반도체 산업에 집중 투자한 결과 현재 삼성과 IT강국 코리아 같은 명성을 떨칠 수 있었다. 실제로 현재 반도체는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여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은 반도체 시장의 20배 이상 규모다. 게다가 성장율 또한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 아직 우리나라는 전 세계 바이오 산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 대에 머물고 있어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에 불과하다.
최근 정부 주도로 미래성장산업 및 신성장동력산업 지정 등이 이뤄지면서 바이오산업이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정부가 식약청을 식약처로 격상시켜 정부총리실 직속으로 바이오산업육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또한 바이오산업의 기술이전, 수출, 투자유치, 산학연 네트워크 형성 등을 통해 기술사업화 촉진을 위한 각종 컨퍼런스, 산업전시회, IR설명회 등이 개최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국내 제약회사는 신약개발 투자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복제약 판매에 치중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약가 인하, 리베이트 근절 등을 통해 신약개발을 하지 않으면 존립자체가 힘들 정도로 제약산업의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인적자원이 풍부하여 각 단계별로 분업화하고 제도적 시스템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바이오강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은 이론과 기초연구에 기반을 닦고, 벤처기업은 이를 계승하여 후보물질 탐색과 최적화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또한 제약사는 임상 전후를 책임지는 방식으로 각각의 리스크를 분담하여 생태계가 조화를 이루면서 성장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에 정부는 기초연구와 후보물질 탐색을 활발히 할 수 있는 지원정책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 기술력은 있으나 상대적으로 다른 기관에 비해 자금여력이 없는 벤처기업이 후보물질 탐색 영역을 책임지기 마련인데, 벤처기업들이 생태계에서 살아남고 그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플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난 7월 범부처전주기 신약개발 사업에 선정된 기관 중에서 와이디생명과학과 한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공동으로 개발한 ‘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가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한림대학교의 기초연구 인프라와 YD생명과학의 벤처기업 기술력이 결합된 글로벌 신약개발 프로젝트는 바이오강국을 향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주기에 충분하다.
기술력을 지닌 벤처기업이 많을수록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씨앗을 마련할 수 있는 법이다.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결국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을 더욱 육성하고, 그들이 자립할 수 있는 토양과 생태계를 정부 및 산학연이 꾸준히 마련해주어야 할 것이다. /디지털미디어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